세계일주 떠나기 10일 전,
[D-10] 엄마가 물었다. 두렵지 않냐고.
엄마가 물었다. 두렵지 않냐고.
난 "아니" 라던지 "그래" 라던지 어떠한 대답도 선뜻 쉽게 할 수 없었다.
함께 고등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졸업을 했고, 같이 다니던 대학 친구들이 취업을 하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정말 사회에 나가 있는 친구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며칠 사이에 차가워진 이 공기처럼, 돌아와서의 나의 주변은 지금과는 다르게 많이 낯설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익숙한 것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는 건 마음이 아픈일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이별의 순간엔 일부러 먼저 재빠르게 뒤돌아서거나, 괜찮아질때까지 그저 앞만 보고 계속 달렸던것 같다.
그 마음을 뒤흔드는 기분,
그 끝없는 우울속에 한번 빠져들고나면 내가 서 있는 이 시간을 모두 벗어 던지고 그저 그 과거로 뛰쳐가고 싶은 그런 기분.
그것이 난 너무 견딜 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난 너무 잘 알고있다.
익숙한 것들과의 헤어짐이 있어야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헤어짐이 싫어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언젠간 내가 원치 않는 형태로, 원치 않는 상황에서 억지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 그냥 그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그 사실 자체가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지금이 딱 그렇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깐 괜찮아 위로해보려 해도, 조급해지고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일상에서의 일주일과 같다는 말을 들었다.
난 이 여행을 통해 나의 스물넷의 시간을 늘리고 싶었다.
6개월이 지나고 돌아왔을 때 나는 스물다섯이겠지만, 나의 경험나이는 스물일곱, 아니 서른쯤 되있으면 좋겠다. 너무욕심인가......
어쨌든 돌아왔을 때 스물다섯의 나와 내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의 범위가 그저 스물다섯이 아닌 좀 더 넓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때 겪을 낯선 것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내가 잘 다스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깐
불안함을 다잡고,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하며, 나의 길을 묵묵히, 그리고 내 발걸음에 맞춰 똑바로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