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갈 때
셔틀버스를 탑니다.
제시간에 딱 맞춰 오진 않지만,
그래도 동네 곳곳을 돌며
수영인을 실어날라 주는
고마운 버스입니다.
이 셔틀버스의
운전기사 선생님은
배려심도 으뜸입니다.
할머니들이 타시면
자리에 앉으실 때까지
절대 출발하지 않으시고요.
맨 뒤에 앉은
장난꾸러기 형제가
가는 내내 시끄럽게 굴어도
싫은 소리 한 번 없으십니다.
이분의 가장 놀라운 점은
당연히 운전 실력인데요.
골목의 좁은 코너를 돌 때
특히나 감탄스럽습니다.
슬쩍슬쩍, 은근히 핸들을 돌려서
그 뚱뚱한 버스를
골목 사이로 매끄럽게
미끄러뜨린다니까요.
어떤 날에는 오토바이가 서 있거나
박스가 쌓여 있기도 한데요.
정말 틈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든 부딪치지 않고
통과해냅니다.
운전이 부담스러운 저는
어떻게 해야 그런 실력을
갖게 되는지
물어보고 싶을 지경이라니까요.
하긴, 비결이 따로 있겠어요?
월화수목금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길을 가다 보면
실력은 자연히 늘게 되는 거겠죠.
가끔은,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지겹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내 인생에 놀라운 일은
이제 다 일어나 버린 건가,
그런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베스트 드라이버인
셔틀버스 기사님을 보고 있으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놀라운 일은 있단 생각이 듭니다.
좁은 골목에
장애물이 있거나 없거나
늘 한결같은 솜씨로
멋지게 턴하는 기사님.
운전 솜씨도 운전 솜씨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그 성실한 매일에
아낌없이 박수쳐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