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남친님(께서 만들어주신)
작년 한 해 봤던 영화 중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신선하고 재밌었던 <나이브스 아웃>(2019). 화려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가 연상될 정도로 잘 짜인 플롯 또한 마음에 들었지만 가장 눈을 뗄 수 없었던 건 씬 스틸러 역할을 제대로 해내신 바로 이 머그컵 되시겠다.
영화 초반 죽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이 발견되기 직전 처음 등장하는데, 'My House, My Rules, My Coffee!!'라는 이 문구가 극 중 할란의 성격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는 엔딩에서도 등장. 가정부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가 할란의 유산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가족들을 2층에서 여유롭게 내려다보며 사용하는 바로 그!!!!!!! 머!그!컵! 이 머그컵이 너무너무 갖고 싶었던 나와 내님은 며칠 동안 구글을 뒤졌지만 나오는 것마다 죄다 해외 사이트에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강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들은 영화만 잘 만들고 굿즈 장사를 할 줄을 몰라.... 선입금 해줄테니 일단 예판을 받으라니까여....
그렇게 기억 저편으로 머그컵이 사라져 갈 때쯤 어느 날 갑자기 내님께서 단단히 결심을 하셨는지 "그냥 만들어버리자."라고 나를 유혹하셨다.
네??? 만들자고요?????????? 그게 가능한 거였어????
하긴 요즘 비공굿으로 가방이며 옷이며 못 만드는 게 없는데 머그컵이라고 못 만들겠어? 하나하나 누끼 따서 주문하느라 힘들었을 내님께 치얼스.... 그렇게 크리스마스 전 즈음 우리 품에 도착한 컵 두 개. 앞에는 'My House, My Rules, My Coffee!!', 뒤에는 아트 포스터에서 따온 영화 로고다. 공굿이 없으니 직접 비공굿을 직접 만드는 태도는 누가 봐도 내 짝이 분명하셔. 낄낄
사실 나는 아까워서 책장에 모셔두기만 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실사를 못하고 있는데 내님은 회사에서 잘 쓰고 계신 것 같다. 설거지 하기가 매우 귀찮겠지만 그래도 일회용 컵이나 종이컵 안 쓰고 머그컵 쓰시는 게 매우 기특... 그 와중에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셔서 쇼핑몰에서 상품 상세페이지 보는 줄 알았음.
안 팔아요..... 인스타에 댓글 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