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는 책장

라고 했지만 최소한의 룰은 있습니다.

by 플레이

나름의 정리벽이 있는 나는 이제 넋다운(not knock...) 상태로 체념했다. 표적 삼은 공간에 원하는 최적의 시나리오가 나오기까지 옮기고 또 옮기는 무한 반복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 어느 순간 체력이 바닥나 지쳐버리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어차피 이사를 가서 더 좋은 환경에 둥지를 틀 일도 당분간은 없을 테니 이제는 그냥저냥 이대로 살아야지 싶다.



그동안 별짓을 다 해봤다. 국민 선반이라는 이케아 철제 선반도 사서 써봤고(이건 아직도 창가에 놓고 놓고 잘 쓰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무려 10년을 넘게 써오던 작은 미니 책장을 서브로 활용해보기도 하고(그러나 MDF... 나무가 휘어져서 버렸다), 유명 북튜버가 올린 장장 3시간에 달하는 책장 정리 영상도 눈이 빠져라 봤지만 결국에는 또 제자리다. 공간은 한정적이니 DVD든 책이든 개수를 좀 줄여보면 어떨까 싶어 소장가치가 없는 것들을 알라딘으로 보낸 것도 여러 번.


그래. 적당히 하자 그냥............





최상단 왼쪽 첫째 칸. 제임스 호너의 필모 중 제일 좋았던 <타이타닉> 디럭스 콜렉터스 에디션(저거 정말 구하기 힘들었다)+@, 퀴어영화이면서도 감정선이 참 좋았던 영화 조금에 여성서사가 돋보이는 작품들, 그리고 엔니오 모리꼬네 조금. <롱샷>은 고민 고민하다 주문했는데 차마 갈 곳이 없어서 임시로 저곳에 안착했다.


존 윌리엄스 필모 조금과 한스 짐머,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쥬라기 공원> 컬렉션은 1,2편과 <쥬라기 월드> 1,2까지 포함된 CD 4장짜리 세트. 이것도 구하기 힘들었다. 위에 눕혀놓은 <캐롤> 각본집 역시 출시 초창기에 구매했는지라 내 손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꽤나 험난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음악감독의 필모그라피가 눈에 들어오게끔 조금씩 분류를 해놨다.


애니메이션류. 심슨은 시즌별로 다 구하기가 힘들었다. 알라딘 매장별로 검색해서 서울은 물론이고 인천, 경기권 매장까지 열심히도 다녀서 겨우 책장에 안착. 사실 박스세트는 DVD보다 블루레이가 비교도 안 될 만큼 예쁘게 잘 나오는 편인데(넘버링, 포카, 스틸북 뭐 그 외 등등) 심슨은 그래도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든 태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특히나 시즌11은 내부 패키지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귀엽고 예쁜데 이걸 어떻게....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께 보여드릴 수도 없고....... 이 세상 아름다움이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다.


앞부분은 영화사 시대별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 조금이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문예영화 시대로. 그 뒤는 두서없이 막 둬서 딱히 분류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공포영화 조금과 오션스 시리즈 박스세트, 크고 작은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 이력이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히치콕, 타란티노, 그 외...







여기서부터는 책. 대학원에서 수업하며 필요해서 구입한 것들도 있고 개인적으로 연구하려고 산 것들과 나의 석사논문에 단비 같은 자료가 될 줄 알고 속아 산 것 조금...


마찬가지로 여기도 영화 쪽 도서만 분류해놨는데 구구절절 참 좋았던 책이 많다. 이제는 씨네 21의 전 편집장이었던 주성철 씨의 책과 김혜리, 변영주 감독, 이동진(사랑해요 정말 너무너무), 그리고 애정 하는 서곡숙 평론가와 여러 평론가들이 함께 쓴 책 등등. 프리즘 오브는 한 편의 영화를 선정해 풀어내는 격월간지인데, 두 번 보고 세 번 봐도 편집부나 필진 중에 덕후가 숨어있는 게 분명하다. 구성, 디자인, 특전, 그 안의 글까지 모든 게 완벽해.


영화 이외의 도서들 중 문학 반, 일반상식/세계사/페미니즘 관련 조금이다. 소설류는 영화의 원작인 것도 있고. 고등학교 때는 수업도 재미없었거니와 역사라면 허를 내두를 정도로 기피하다시피 했는데 성인이 되고 난 후부터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특히 요즘은 역사서들이 영화, 술, 음식, 의복, 종교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쓰인 경우가 많아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당분간은 더 이상 건드리고 싶지 않은데, 차마 책과 DVD 소비는 끊을 수가 없어서 지금 분류된 저 카테고리를 최대한 건들지 않는 선에서 추가할 예정이다. 나중에 이사 가면 슬라이드 책장을 꼭 사고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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