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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단상

겨울을 누가 침묵의 계절이라고 하는가 겨울은 사색의 계절이다.



겨울 단상



잔가지로 엮은 새들의 보금자리

세찬 바람 들이닥쳐도 새들은 절망하지 않는다.


봄을 기다릴 줄 알기에...


가장 추운 겨울날

새들의 날갯짓이 봄바람의 진앙지이다.


새들이 날갯짓할 때마다 

아직 남아있는 체온이 클라우드에 저장되었다가

봄이 시작되면 따스한 바람으로 불어오는 것이다.

     

하얀 눈밭에서 누드쇼 하는 나무들  

   

심장동맥까지 얼어붙어있지만

나무들은 좌절하는 법이 없다. 


추우면 추운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고독하면 고독한 대로


있는 그대로의 오늘을 즐기며

아름다운 내일의 봄을 꿈꾼다.

     

중환자실 환자처럼 산소호흡기 의지해

겨우겨우 목숨을 연명해나갈지라도...     


누가 알겠는가


겨울나무의  

힘들게 들이마시는 들숨과 

끊어질 듯 이어지는 날숨이   

  

그 미세한 호흡소리가 

봄날 밀려오는 초록물결의 진원지임을..


꽃샘바람도 가고 봄바람 불면

저 멀리 아스라한 능선을 타고

사정없이 들이닥치는 초록빛 해일로 바뀌는 것을..


여리고 소심한 봄의 나무들은 

해일의 강타로 한동안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여름 동안 따듯한 햇살의 간호와

진정성 있는 상담으로 장애를 극복한다.


그리하여 가을이 되면 그 사랑에 감사하여 

탐스런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코 잊을 수 없는 여름날의 사랑과   

가을날의 풍성한 즐거움 누리기 위해


기꺼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겨울 속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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