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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답하마

안도현님의 '너에게 묻는다' 답시. 질문에 아무도 대답안하면 결례인  듯


내가 대답하마




나 불로 타오를 거야

나 하나 불타면 그만이지

     

어디 따스운 곳 없나

시린 손 호호부는 작은 지하방   

  

위풍불어 추운 그 단칸방  

연탄 화덕에서 나 불로 타오를거야 

    

구공탄보다 더 검은 먹빛 세상

지표로 끓어오르는 씨뻘건 용암처럼

나 뜨겁게 타오를거야     


내 영혼 한 줄기 연기로 

하늘에 오르면 그뿐이지    

 

마지막 불씨가 서서히 꺼져갈때

새로운 윗불이 피어오르면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오겠지 

    

친구여

내 붉은심장 타타서 하얀뼈만 남거든     


함박눈 내리는 겨울날     

버겁게 달동네 비탈길에 

한 줌의 재로 뿌려주게나


언덕길 힘들게 오르는 이들이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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