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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심지가 되어

심지가 곧아야 자기의 길을 갈 수 있다. 무소의 뿔처럼 십자가의 예수처럼


        하나의 심지가 되어          



심지가 아름다운 것은

자신이 타들어가며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심지가 아무리 곧고 굵다 하더라도

불붙어 있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등대는 차선조차 없는 바다의 이정표이다.     

작은 등불이 비포장도로 항해하는 선원들을 쉬게 한다.  

   

빵은 어떻한가     


아무리 잘 구워진 큰 빵이라 하더라고

나누어 먹지 않으면 이내 상하고 만다.  

   

태양은 자신을 태워 세상 밝히는 심지이다

태양은 생명의 빵을 굽는 불타는 오븐이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한 번도 청구서를 받은 적이 없지만

연료비 원가는 얼마나 드는지 궁금하다.  

   

소중한 것은 언제나 안에 있다.

감출 수 없다.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자신이 타올라 세상을 비추는 심지처럼

자기를 태워서 생명을 살리는 태양처럼     

사랑을 위하여 기꺼이 죽어가는 것들... 

    

심지는 한 줄기 연기와 함께 사라질 것이고

태양도 타고 남은 연탄처럼 재만 남을 것이다.

     

태양이 차갑게 식었을 때 유일한 대체 에너지는 

당신과 나의 불타는 심장이다.     


솜털 하나 세포 하나까지 

마지막 남은 피 한 방울까지가 연료이다. 

    

오늘도 나는 타오르리라

작은 심지가 되어...  

   

어찌 알겠는가     

하나의 심지만으로도 밝은 세상이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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