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항아리

그대 마음 항아리에 무엇이 담겨있는가. 묵혀 숙성된 장 삭혀 발효된 젓갈



마음의 항아리



대나무가 빈 것은 여유로움이다.

수묵화에서 대나무는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그 중심에 텅 빈 힘이 있어 무엇을 만들든 오래 쓰임 받는다.


사람의 마음 크기는 스스로 정한다.

간장종지만 할 수도

장독대 항아리만 할 수도

바다처럼 크게 만들 수도 있다.

종의 중심이 비인 것도

종소리가 멀리 퍼지기 위함이다.

큰 가슴으로 공명해야

그윽한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

지갑이 빈 사람이 돈을 나눌 수 있겠는가

하늘이 때마다 빗줄기를 내려주는 것도

먹먹한 가슴 가득 빗물이 고여 있기 때문이다.

하늘은 누구든 차별 없이 비를 내린다.

누가 더 큰 항아리를 준비했는가에 따라

담기는 빗물의 양이 다를뿐이다.


바다는 자기를 완전히 낮추고 비운

큰 항아리이기에 모든 물들이 흘러들어온다.

먼저 마음을 비우라

하늘 향해 가슴을 크게 열어젖히라.


그리고 비를 기다리라.


항상 충만한 바다처럼

기쁨이 넘실넘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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