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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연가, 두울

바지락 칼국수 먹을 때는 바지락의 야성과 담대한 용기에 찬사를 보내자


바지락 연가 , 두울      




바지락이 친구와 놀다가 

한 번 삐치면 껍질을 닫아버린다.

그러면 단 한 방울의 바닷물도 들어갈 수 없다. 


친구와 화목하기를 원하는 달님이

밀물과 썰물을 화해의 중재자로 보낸다.    

  

평화사절단의 이름은 조금과 사리

바지락은 조금 더 사리 있게 생각한다.


이들이 들며 날며  쓰다듬고 토닥이면서

지난날의 우정을 상기시키면 마음이 풀린다.     


단단한 껍질 열고 너른 바다를 온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바닷물을 한껏 들이마시고는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친구들과 사이좋게 논다.


바지락은 바다보다 넓고 푸른 하늘이 보고 싶어

갈매기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활짝 펼친다

햇빛에 기꺼이 노출하려는 것은 쫄깃해지기 위함이다.


그래야 바지락 칼국수 손님들이 행복해지고

코로나로 어려운 식당의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바지락은 인내와 배려와 자기희생 그리고 담대한 용기를 겸비한

이 시대의 마지막 야성(野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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