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떠나는 친구를 송별하며
봄꽃 지는 날
너도 가느냐
봄비 내리는 날
불꽂속에 떠냐느냐
짧은 길 먼거리
네 관을 운구하면서
네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한 세대 전에는
우리 나이에 떠났지만
유엔이 정한 청년인데
봄의 꽃처럼 지는 친구야
아쉽고 가슴 아프다.
한 덩치했는데
고작 한 줌의 재되어
하이얀 보자기에 쌓인
너를 보니 먹먹하다.
그래도 너 잘 살았다.
한 친구는 마지막 모습보려고
부산에서 올라왔다가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해서 내려갔는데
부음 듣고 다시 달려오고
한 친구는 영광에서 아침에 KTX로 올라오는걸보니
너 참 잘살았다.
어렵고 힘들때도 있었고
오해와 질시 받을 때도 있었고
말년엔 몹쓸 병에 걸려 고생도했지
그래도 너 잘견디며 잘 살았다.
이제 아프지도 죽지도 않는
다른 세상에서 꽃길 걸으렴
서울 추모공원의 사슴처럼
우리가 만난 십대처럼 그렇게 달리렴
네가 화구속에 머무는 동안
나는 수저에 황태탕 국물을 떴다
누구나 때가되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 길
하늘에서는 너도
예전처럼 잘 걸을수 있을거야
우리가 갈때 가이드해주렴
같이 당구도 치고
네가 좋아하는 낚시도 하고
멀리건 듬뿍주고 라이도 정확히 읽어주렴
세찬 봄비가 가슴을 때린다.
이 비 그치면 봄꽃이 다시 피어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