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봄날에 떠나는 친구에게

먼 길 떠나는 친구를 송별하며


봄꽃 지는 날

너도 가느냐


봄비 내리는 날

불꽂속에 떠냐느냐


짧은 길 먼거리

네 관을 운구하면서

네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한 세대 전에는

우리 나이에 떠났지만

유엔이 정한 청년인데

봄의 꽃처럼 지는 친구야

아쉽고 가슴 아프다.


한 덩치했는데

고작 한 줌의 재되어 

하이얀 보자기에 쌓인

너를 보니 먹먹하다.


그래도 너 잘 살았다.

한 친구는 마지막 모습보려고

부산에서 올라왔다가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해서 내려갔는데 

부음 듣고 다시 달려오고

한 친구는 영광에서 아침에 KTX로 올라오는걸보니 

너 참 잘살았다.


어렵고 힘들때도 있었고

오해와 질시 받을 때도 있었고

말년엔 몹쓸 병에 걸려 고생도했지

그래도 너 잘견디며 잘 살았다.


이제 아프지도 죽지도 않는

다른 세상에서 꽃길 걸으렴


서울 추모공원의 사슴처럼

우리가 만난 십대처럼 그렇게  달리렴


네가 화구속에 머무는 동안

나는 수저에 황태탕 국물을 떴다


누구나 때가되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 길


하늘에서는 너도

예전처럼 잘 걸을수 있을거야

우리가 갈때 가이드해주렴


같이 당구도 치고

네가 좋아하는 낚시도 하고

멀리건 듬뿍주고 라이도 정확히 읽어주렴


세찬 봄비가 가슴을 때린다.

이 비 그치면 봄꽃이 다시 피어나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