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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뜯으며

쑥에는 마늘과 더불어 성장인자가 있다. 어느 날 놀랍게 쑥 자라는 룬샷처


        쑥을 뜯으며      

    

사월의 화악산

봄날이 익어간다.  

   

바람이 머물다가는 산자락

갓 나온 여린 쑥을 뜯었다.  

   

쑥버무리의 몽글몽글한 감촉과 

식감이 생각나니 침샘이 고인다.


쑥에게 미안했다.

겨우내 땅 속에 파묻혀 지내다가

이제 겨우 고개 내밀어 세상 보려 하는데..   

  

산 새소리도 개울물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엄마 품 같은 대지와 이별을 고하게 해서..   

  

쑥이 괜찮다. 오히려 고맙다고 말한다. 

    

쑥버무리든 쑥떡이든 맛있게 드실 때

자신에게는  큰 기쁨이 된다고 한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쑥 밭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다만 쑥떡을 드시고 쑥떡쑥떡 

험담은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한 잎 한 잎 정성스럽게 뜯었다.     


산 정상으로 뻗은 숲 속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가녀린 나무가

봄바람에 살랑살랑거린다.  

   

나 여기 있지롱 하는 것 같다. 

나도 웃으며 나무에게 손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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