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인다. 배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떠나야 한다. 꿈과 사랑 싣고
출항
오랜 세월 떠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운명의 닻줄이 단단해서
도저히 끊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사이 배가 밑바닥부터
서서히 녹슬기 시작하더군요.
나는 배를 뭍으로 올려 불태웠습니다.
갑판과 고물이 타들어가고
돛대와 닻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불꽃이 춤추며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남은 것들을 모아 아주 작은 배를 만들었습니다.
크고 근사한 배들 사이로
나의 배가 이제 곧 떠납니다.
항구의 불빛보다 빛나는
바다 위 별빛만 보고 가렵니다.
저는 지금 설레이고 있습니다.
저의 항해를 축복해주십시오.
이번 출항은 모든 이를 위한
꿈과 사랑 가득 싣고 떠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