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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나무에게

가을,날씨가 추워진다.사람들은 옷을 껴입지만 나무는 벗는다.그 이유는?

가을나무야

다른 모든 것들이 하나씩 둘씩 더 끼여입는

찬바람부는 계절에 하나씩 둘씩 벗어 던지는 너는 가벼워지고 싶은가보다


하긴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겨울의 깊은 침묵속으로 떠나는데 그 무엇이 필요하겠니


바람의 체온이 떨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떠나는

먼 여행길이 가벼워야 하기에 너는 그렇게 비우나 보다.


때가 되니 미련없이 버리고 비우는 너를 보며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내 삶의 양식을 돌아보게된단다.


가을나무야

봄과 여름날동안 그토록 땸흘려 어렵게 번 무수한 녹색의 지폐들을

아무런 아쉬움없이 마구뿌리며 떠나가는 너는 큰 부호인가보다.


작은 바람결에도 손 흔들어 이별의 정을 나눌줄아는

품격있는 너는 명문가 귀족임에 틀림없다.


우주의 역사가 한 해라면 우리네 인생은 나뭇잎 하나가

가지끝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떨어지는 촌음이 아니더냐


가을나무야 네가 초대한 산마루 무도회에서

새들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마지막 춤을 청한다.


아직 조금은 온기가 남아있는 손을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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