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피어있는 들꽃을 우습게 보지 말라. 그가 숲의 진정한 주인이다
들꽃을 위하여
아무도 모를 거야
하나의 들꽃을 위하여
아침마다 햇살이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을..
아무도 모를 거야
단 한송이 들꽃을 향하여
밤이면 달빛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을...
아무도 모를 거야
온 세상에 걸친 모든 푸른 숲이
이름 없는 들꽃 하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들꽃 핀 자리가
바람이 쉬어가며 꽃잎과 사랑 나누었던 흔적인 것을...
지천으로 흐드러진 들꽃들이 그 사랑의 결실인 것을...
아무도 모를 거야
여름날, 비바람이 거세게 들이닥쳐
모든 숲이 두려움에 사시나무처럼 떨 때
들꽃이 나서서 담대한 용기로 막아냈던 것을...
숲의 모든 꽃과 풀과 나무들에게
걱정하지 마 너희들은 괜찮을 거야
내가 막아줄게 안심시키며 성난 비바람에 맞섰던 것을...
아무도 모를 거야
들꽃 진 자리에 고인 작은 옹달샘이
숲을 푸르게 하는 하늘의 발원지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