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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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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라하 Oct 10. 2018

누나가 좋아.

캬오!


첫째 나미고양이 창문에 서 있는데, 둘째가 폴짝 올라서더니 마주보고 섰다.

그리고서 앞발을 내밀어 누나를 톡톡 치더라.

그러니 나미고양은 혀를 낼름 내밀었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메롱을 하려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 순간이 너무나 귀여웠다.



둘째 제르고양은 느닷없이 몸을 기울여 갑작스럽게 누나의 목덜미를 덮쳤다.

낼름낼름 핥으며 털을 골라주기 시작했다. 



웃기는 것이, 가끔 나미고양이 제르고양의 털을 골라줄 때에 나미고양은 전신을 다 핥으며 털을 골라주는데...

제르고양이 나미고양의 털을 골라줄 때에는, 그냥 지 머리통 닿는 곳 아무데나 쬐끔 하고 만다. 



누나 털 골라준답시고 목덜미 쬐에-끔 핥더니, 금새 흥미를 잃고 자기 몸의 털을 고르기 시작한다.

이 녀석 아직 1살 3개월밖에 안 됐다.

어려서 그럴까?



잠시 내가 한눈 파는 사이.

무엇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갑자기 나미가 벌컥, 제르고양의 귀를 물었다. 

피가 날 정도로 물지는 않는다. 

그저 앙! 하고 문다. 



그리고 내려와서 폴짝, 그 자리에 앉아 있는데. 



그냥 그 표정이 너무 웃겼다. 

누나를 따라서 창문으로 올라왔는데, 누나가 내려갈 것이라곤 생각 못한 얼굴.


누군가 고양이에게도 감정이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있다고 대답한다.


따라올라왔는데 두고 가버렸을 때의 그 황망함을 분명히 둘째고양이는 알고 있노라고.


이라하는 고양이 두 마리를 모시고 사는 집사입니다. 만화를 연재하면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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