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매일 글을 씁니다. 그 글은 일기처럼 나 자신을 향한 글이 될 수도 있고 편지처럼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글이란 표현의 도구입니다. 글을 통해 나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미용실에서 헤어 스타일을 바꾸듯 거울을 보며 색조 화장을 기분에 따라 바꾸듯 글을 쓰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알고 찾아다니는 미식가처럼 좋은 글을 찾아 읽고 향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쓰고 싶다'라고 한다면 그 접근 방법은 사뭇 다를 것입니다. 피아노를 익히기 위해서는 건반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악보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데생을 익혀야 합니다. 그에 비하면, 한글을 배우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외국인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글쓰기를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단지 한글을 안다고 해서 정확한 표현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작문을 특별히 배운 적이 없음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매우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는 것이 아님에도 간결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글이 존재하고 그 쓰임은 각기 다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간단한 문장만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문어가 아닌 구어이며 때때로 약어 등이 포함되어 표준 언어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 표현들을 그대로 즐깁니다. 좀 더 긴 글에 있어서, 감정은 더 차분해지고 표현은 명료함과 깊이를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글을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매끄럽게 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글을 많이 읽는 독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읽고 싶은 글을 읽는 시대에 좋은 글을 찾아 읽기는 어려운 것일 수 있겠지만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잘 쓴 글은 정확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어법에 맞고 비문이 없습니다. 그렇게 서점가에 가서 어법에 관한 서적을 바라본다면 깊은 한숨을 쉬게 될 수 있습니다.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띄어쓰기와 맞춤법 그리고 앞뒤가 맞는 문장에 관한 글들은 교정과 교열을 전문적으로 배울 것을 요구하는 듯합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들이 모두 그러한 어법을 지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때로 표준어는 시기에 따라 틀리다 했던 것이 맞는 것으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언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교지 편집을 했고 방학 때이면 부원들과 책과 사전을 몇 권씩 들고 원고를 고쳤습니다. 그 원고들은 학생들이 쓴 것들만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때로는 졸업하여 사회생활을 하는 선배의 글들도 다수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원고들을 보면서 원고가 호흡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흡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연스러울 뿐입니다. 표준을 세워두고 하나의 문장을 향해 모든 글들이 달려가지는 않습니다. 글을 그 사람의 영혼의 색을 담고 있습니다. 어법에 맞지 않아도 때로는 비문이어도 그러한 고유한 의미를 담고 있다면 글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때문에 단지 어법과 맞춤법에 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글쓰기 자체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소통은 독백처럼 스스로를 향할 수도 있고 대화처럼 공유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순화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느끼고 그 감정을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순화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가치관'이라는 거창한 주제도 어쩌면 일기 쓰기라는 사소한 습관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NS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공간입니다. 그 사이버 공간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표출됩니다. 만약 매일 마음으로든 실물로든 일기를 쓴다면 그 사이버 공간에서의 표현들도 좀 더 순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논설문처럼 사실적인 글들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촘촘하게 나열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글들은 주장이나 근거보다는 진정성이보다 더 유의미합니다. 내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순간이면, 서점가의 소설 쪽 매장으로 향해야 할 듯합니다. 그것에는 독자를 이끄는 다양한 글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글들은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겨 책장을 넘기게 합니다. 문장력이 좋은 글들도 있지만 그것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법은 더욱 그러합니다. 물론 형식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글들은 그만큼 무게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문학 비평을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독자는 단지 자신이 읽고 싶은 글을 읽기 때문입니다. 비유와 은유, 그리고 정확한 감정 표현까지 그 모든 것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분명히 이러한 글에는 '전문적인 기법'이 숨겨져 있습니다. 실제로 작가가 되기 위한 습작의 한 방법은 좋은 글을 모사하는 것입니다. 따라 쓰는 것을 통해 그 작가가 어떻게 그 글을 쓰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통의 글을 쓰기 위해 굳이 그러한 고단한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많이 읽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문장이 좋다라고 알려진 글들은 고전 중에 이미 존재합니다. 가볍게는 베스트셀러 코너를 가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많이 읽어야 합니다. 문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은 그 자신만의 표현 기법이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쓸 때 그것을 의식해서 쓰거나 그러한 기법을 고안해서 글을 쓰는 작가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인의 눈에 보여지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축적된 데이터 없이 AI가 무언가를 출력할 수 없듯이 글을 쓰는 사람은 다독과 정독을 통해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차이가 있다면 글을 쓰는 사람은 기법만이 아닌 자신의 영혼을 담은 전혀 다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처럼 글쓰기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을 듯합니다. 모든 여행이 다르고 또 특별합니다. 어떠한 완성점을 두고 그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공유하기 위해 글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매 순간의 글쓰기를 어법이나 기법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업무용 보고서는 사실적이고 정확한 표현들로 채워져 있으며 어법을 잘 갖추어 쓴다면 보기 좋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자신의 문장이 어법에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며 글을 쓸 수 있고 보다 시간을 기울일 수 있다면 그러한 분야의 책을 읽어볼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순간이든 글 쓰는 일 자체를 어렵게 느끼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친구에게 받은 편지를 보았을 때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들이 있었지만 그대로 추억으로 간직했습니다. 그리고 볼 때마다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편지를 쓴 친구의 생각이나 느낌이지 맞춤법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편지를 훌륭한 작품과 비교할 일은 없을 듯합니다. 비교의 기준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글을 통해 전달됩니다. 그 표현이 전문적이든 서툴든 읽는 사람을 미소 짓게 합니다. 인간은 누구든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통해 성숙해집니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지식과 경험을 채운다고 해도 완벽이라는 말은 가까워지기 어렵습니다. 그저 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의 일부일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글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처음이 없으면 발전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글을 쓰는 일을 여행처럼 즐기면서 그 안에서 노력을 통해 성숙해지고자 한다면 바람직할 것입니다. 친구들과 주고받던 편지를 추억으로 두고 마음에 드는 멋진 글을 곁에 두고 읽을 여유만 있다면 글을 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나만의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작은 늘 어렵습니다. 어쩌면 이미 시작한 순간을 잊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쓰기가 접근하기 어려운 무언가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을 누군가에게 늘 보이며 살고 있지만 그것이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는 글쓰기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앞으로의 글은 그러한 고민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는 어쩌면 글이라는 것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기에 글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편지, 보고서, 논설문, 그리고 소설같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이 존재하며, 그러한 글을 쓰기 위한 접근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글과 그렇지 않은 글에 대한 기준도 어떠한 글을 쓰고 있는가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편지글에서 요구하는 바는 논설문에서 요구하는 것과 다릅니다. 편지글도 읽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무엇을 써야 하는지가 다를 수 있습니다. 업무 상의 편지라면 정보 전달이 중요할 수 있고, 개인적인 편지라면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논설문이라면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주장하는 바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과 같습니다. 회사에 출근할 때 입는 옷은 등산복과 다릅니다. 결혼식 때 입는 옷은 장례식 때와 다릅니다. 어느 상황이냐에 따라 잘 입은 옷의 기준은 달라집니다. 소재나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조차 이러한 경우에는 논외일 것입니다. 글의 경우에도 어려운 용어와 맞춤법에 맞는 표현을 사용해도 기본적인 글의 방향성을 잃은 글은 좋은 글이 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브런치에서 다루어질 글은 모두와 공유할 수 있는 글에 대한 고민에 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글쓰기의 순간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