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글쓰기 노트 16
장르별 글쓰기-문학, 평론
평론은 어떠한 분야에 대해 평을 하는 것입니다. 그럼 머릿속에는 다양한 생각들이 밀려 듭니다. 네이버 블로거의 리뷰부터 지난 목차에서 다루었던 수필에서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 관한 감상평까지 떠오를 수 있습니다. 오늘 일기장을 펼쳐 그 안에 읽은 책에 관한 서평을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무언가 기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문성입니다. 실제로 문학 평론을 하는 분들의 글에는 전문성이 녹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술 평론을 하는 분들은 미술사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또한 각 분야의 작품이 어떻게 예술가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알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자기 작품만을 오롯이 다루는 예술가는 오히려 자신의 작품 밖의 세계를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평론가는 자신이 다루는 분야를 공부합니다. 그리고 그 분야의 어떤 작품이 지닌 위치를 파악합니다. 일반인은 자신의 업무 분야 이외에 취미의 관점에서 영화나 소설을 접합니다. 하지만 평론가는 직업으로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간혹 취미로서의 무언가에 대해 전문가 이상의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블로거의 괜찮은 리뷰는 독자에게 작품을 이해하는 새로운 창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의를 내린다면 평론은 전문적인 일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도 감상평을 쓸 수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 대해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깊이 있게 파고드는 성격이라면 의외로 쉽게 접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분야의 배경 지식을 쌓고 그 분야의 최근 작품들에 대해 평을 하는 것이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론은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 음악, 미술, 소설은 물론 음식에 관한 것까지 다루어집니다. 평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독자에게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입니다. 어떤 작품을 보고 단순히 좋다 싫다고 평가 내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취향의 문제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론가라면 좀 더 달라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해당 작품이 독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것인지에 대해 근거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평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옆집에 사는 이웃이 지난 달에 새로 산 청소기가 왜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바로 정보의 '깊이'입니다. 만약 그 이웃이 전자 분야의 전문가라서 그 성능에 대해 엔지니어로서 평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 평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질 것입니다.
작품을 만드는 것과 작품을 평하는 것에는 간극이 존재합니다. 흔히 말하는 창작의 고통이 수반되지 않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적 과정에 평론가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평론가는 해당 분야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작품에 대해 평을 합니다. 그것은 화가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고 독자에게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여러 작품을 접한 평론가는 해당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체적인 변화에 눈 뜬 사람입니다. 미술사는 화가의 영역이라기보다는 평론가의 영역입니다. 문학의 경우, 소설가가 문학 평론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영역의 경계가 접근하기 쉽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각 분야의 별과 같은 존재를 보며 출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평론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면 빈 화면에 타이핑을 하는 일 자체가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누구에게나 시작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눈에 별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반짝임의 이면에 출발이 존재합니다. 무언가가 되기 위해 거창하게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지점에서 완성될지 목표로 하지 않은 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즐겁게 작품을 감상하고 그 솔직한 마음을 쓸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런 모든 과정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인터넷 세상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진 채 글을 쓴다면 전문성은 자연스럽게 자라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