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글쓰기-이력서와 자기 소개서
지난 시간의 자기 서사에 이어서 이번에는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살펴보려 합니다. 이력서는 명확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순차적으로 기재하면 됩니다. 보통 이를 증빙하기 위해 경력 증명서나 자격증을 추가 제출합니다. 자기 소개서는 좀 더 남다른 영역입니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질문 사항이 다릅니다. 지원자의 인성이나 개성을 살펴보고자 요구하기도 하고 이력서의 서술형 양식으로서 경력 사항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챗GPT 등을 활용해서 쉽고 빠르게 모든 것을 해내는 것을 좋아하는 속도 중심의 세계에서, 무언가를 익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합니다. 예전에 자기 소개서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구매한다는 이야기를 신문기사로 읽었습니다.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잘 살핀다면 품질도 보장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지금 시점이라면 챗GPT에게 부탁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챗GPT는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더구나 그 생성시간이 결코 길지 않습니다. 이런 시대에 누가 자기 소개서 쓰는 법을 배우겠다고 할까 자문해봅니다. 과연 그 의미가 무엇일지도 생각해봅니다. 자기 소개서는 스스로에 대해 면접관의 질의사항에 답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소개서를 글을 잘 쓰는 타인이나 챗GPT에게 맡긴다면 그것은 상대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면접관이 알고 싶은 것은 지원자에 관한 것이지 다른 누군가가 가공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결과치입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란 결국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인 것입니다. 지나친 결과주의는 지성인으로서의 양심이나 도덕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소양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두어야 할까요. 저는 매우 많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정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에 바름이란 고리타분한 가치관에 불과합니다. 유연성과 원칙 사이에 어떠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하는지는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맞춤법도 어렵고 한 문장도 써 내려가는 것이 힘들지만 해당 업무만은 잘 해낼 자신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있는 그대로 자기 소개서에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체가 예쁘지 않아도 맞춤법에 어긋나도 자신의 자아상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도 해당 직무는 잘 할 수 있다면 그 인력에 대한 필요 여부는 인사권자에게 맡기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업무 성격에 따라 인적 자원을 배치하는 것이 인사부서 및 인사권자의 주요 업무이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해커를 채용하는 IT기업들이 있습니다. 그의 인성은 바르지 않은 것이나 그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특수한 사람과 계약하기 위해서 기업은 여러 리스크에 대해 사전에 파악해 계약서에 담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핍의 요소가 있음에도 필요하다면 채용은 이루어집니다. 너무 정형화된 답을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로 보이고자 하다 보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듯이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돋보이는 듯한 사람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결핍의 요소가 보이지 않을 뿐이지 결코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흔한 착각 중 하나는 조건의 완벽이 삶의 완벽을 가져온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의 근본은 지원자와 인사권자 사이의 신뢰입니다. 이력 사항이 날조되고 자기 소개서를 대필한다면 그러한 신뢰 관계는 간단하게 파괴됩니다. 인성이나 도덕성이 결핍된 듯이 보이는 해커를 채용할 때 인사권자는 해커가 기존에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리스크를 안고 채용합니다. 해커는 자신이 채용되는 순간에 그러한 과거를 숨기지 않습니다. 그의 과거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조금 모자란 채로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쓰더라도 솔직한 것이 정답이고 그 편이 양쪽 모두에게 이로우며 사회적으로도 건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이력서와 훌륭한 자기 소개서를 갖출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꾸며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사소하게 생각한다면 삶은 결국 피폐해지고 와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사람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 역시 건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색깔이 예쁜 불량 식품과 닮아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쉽고 간단하게 소비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한 때의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 된다면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 간식조차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향되어야 하는 가치는 이러한 점에서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법이 아니라 진실성과 신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