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글쓰기 노트 22

비문학 글쓰기-문화비평

by 이란

저는 지금 집에 대한 설계도에 따라 집을 짓듯, 작문에 관한 개요를 가진 채 그에 따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게 마치 블로그씨의 질문처럼 느껴집니다. 나에게 질문하면 답을 하여 블로그의 글을 완성하는 형식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비문학 글쓰기에서 문화비평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문화비평이란 글자 그대로 문화에 관한 비평입니다. 하지만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 질문이 얼마나 복잡한 요소인지 알게 됩니다. 문화란 삶의 양식이며 그 안에 가치관이 담겨있으며, 따라서 국가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며 시대마다 다르고 집단마다 다릅니다. 요즘 흔히 일컬어지는 MZ세대 역시 일종의 문화의 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이는 특정 시기의 집단의 생활이나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일컫습니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은 꽤 유명하지만 저는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목 그 자체에서 특정 세대의 전체를 집합적으로 지칭함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이전으로 돌아가 왕조시대를 살펴보며 역사가들은 그 시대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성곽과 화려한 금속공예 양식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서민들의 삶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초가집에서 농사일을 하는 일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문화는 계층적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문화는 어떠한가요? 북한이나 특정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미국으로 대변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계층은 붕괴되었습니다. 그대신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꽃이 피었습니다. 더 많은 부는 더 많은 자유와 선택을 안겨줍니다. 기본적으로 돈은 인간의 선택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가진 돈을 어떻게 쓸지는 인간의 선택입니다. 대출을 끌어다 가진 돈으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사거나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집에 살면서 고급 승용차를 타는 것도 자유입니다. 현재의 가난이 미래의 가난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부의 흐름은 모두에게 흐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소박한 모습으로 새우깡을 먹는 재계인사를 만날 수 있고 평범한 사람이 일년에 한 두 번씩 해외여행을 가며 명품을 쇼핑하고 일상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문화계층의 경계가 흐릿해지자 하류, 중류, 상류 문화의 경계를 나누는 것이 점차로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부자는 반드시 문화적 소양을 덕목으로 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부자가 고등 교육을 받고 부를 더 공고히 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시대에 대중문화라는 표현이 나타납니다. 클래식 음악은 여전히 소수의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로 언급되지만 대중음악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 음악은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경계의 벽을 허무는 대중문화가 하나의 코드로서 등장하였습니다.


따라서 문화 비평은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될 수 있습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MZ세대의 문화에 대해 비평할 수 있고, 21세기의 대중문화에 대해 비평할 수도 있습니다. 대중문화의 하위 섹션으로 음악, 문학, 미술 등으로 폭넓게 확장해나갈 수 있습니다. 고급 화장품은 부자만의 전유물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 입니다. 그 화장품은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고 구매가치를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습니다. 화장품 가판대에서 판매원은 상품을 설명하고 지갑을 열고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카드를 꺼내는 고객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그의 개인 정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시불이든 할부든 개인사정입니다. 대중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업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나는 소중하니까'라는 어느 광고 문구처럼 소비자의 심리를 직시해야 판매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종류의 비평이든, 비평가는 비평을 쓰기에 앞서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그 기준에 따라 비평을 쓸 때 비평이 체계적일 수 있습니다. 비평은 감상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평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싫다와 좋다라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단단한 근거가 배경이 되어야 합니다. 비평은 독자의 신뢰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읽은 후에, 저 비평가의 견해는 나와는 다르지만 타당하다는 정도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에 입각한다면, 문화 비평도 어렵지 않게 접근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비평하고자 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그에 관한 비평은 쓰여질 수 없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비평의 기본은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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