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글쓰기 노트 21

비문학 글쓰기-서평

by 이란

서평은 책에 관한 평이다. 다양한 종류의 서평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쓰기의 관점에서 서평은 전문적으로 쓰여진 일종의 독후감에 가깝다. 독후감은 주관적인 느낌을 주로 다루지만 서평은 책에 관한 논평이기 때문에 책을 논하는 기준이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 학창 시절 책을 읽고 쓴 글들은 독후감이라고 할 수 있고 책을 소개하는 란에 전문가에 의해 쓰여진 글들은 서평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책을 논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글쓰기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측면을 다룰 수 있다. 소재, 주제의식, 글의 형식, 및 수사 등이 그것이다. 책에 관한 느낌은 서평이 될 수 없을까? 될 수 있다. 다만 그 느낌은 추상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책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요소여야 한다. 독자에게 책을 선택하는 기준을 제시할 수준의 글이라면 서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글을 많이 읽고 쓰다 보면 좋은 글을 이해할 수 있고 그러한 글을 쓸 수 있다. 이제까지 글쓰기의 과정을 다루었고, 지금은 글의 장르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아직 글의 '소재, 주제의식, 글의 형식, 및 수사'와 같은 방법론을 다룬 것은 아니다. 글의 형식에 관련해서, 서론:본론:결론을 1:3:1의 비율로 쓰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다룬 적은 있지만, 그러한 비율로 무엇을 쓸지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수필과 칼럼은 같은 비율로 쓰여도 다른 내용을 담는다. 따라서 서론, 본론, 결론을 쓰는 방식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수필에서 서론은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도입부로서 존재할 수 있다. 반면에, 칼럼에서는 문제 제기를 통해 논제를 도출하는 역할을 하도록 서론이 작성될 수 있다.

아직 다루지 않은 소재, 주제의식, 글의 형식, 및 수사에 대해 모르는데 서평을 어떻게 작성할 수 있을까? 다른 방식으로 서평에 접근할 수 있다. 글을 읽은 느낌을 다루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느낌이 어떻게 서평으로 작성될 수 있을까? 자신의 느낌에 대해 객관적으로 고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책을 읽고 좋다 싫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서평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이러한 느낌에 대해 왜 그러한지 스스로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떻게 그러한지 설명할 수도 있다. 내가 읽은 책의 감동이 어떠한 측면에서 시작되어 확장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감각을 키우는 것은 독서이다. 그것은 이론의 공부를 요구하지 않는다.

차례대로, 위의 서평 기준을 살펴보자. 소재는 글의 재료이다. 독특한 소재는 그 자체로 신선하고 독자를 낯설게 할 수 있다. 한편,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접근할 수도 있다. 주제의식은 글 전체에 흐르는 핵심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글의 형식은 기승전결에 따를 수도 있고 또 다른 형식일 수도 있다. 수사는 비교, 묘사, 논증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글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세부장치에 해당한다. 수사법을 배운다고 해도 이러한 기교를 잘 활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책 속에서 익혀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영상의 시대에 문장이 지닌 힘은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활자가 지닌 고유한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3월에 첫 소설집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서평을 한 지인 분에게 부탁드렸다. 책을 너무나 좋아하시는 분이었고, 내 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셨다. 퇴근 무렵, 지인 회사 부근의 레스토랑에서, 개인적으로 가진 소중한 시간에 긴 시간을 헤아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2가지를 알 수 있었다. 첫째, 그 분은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감사했다. 둘째, 상당한 독서력을 가진 분이었다. 변리사 시험 준비를 하는 틈틈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펄벅의 <대지>를 읽으셨다고 했다. 그 책은 <아들들>과 <분열된 일가>로 이어지는 장편 소설이다. 수험기간의 황홀하게 멋진 일탈이었다. 소설가협회 신간소개에 책을 올리며 서평을 생각하자, 그분이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그 때문이었다. 서평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역시 감사한 일이었다. 그 서평은 6개의 스토리에 대한 분석의 섬세한 짜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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