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라고 생각했던 사람

2화

by 이로티

차는 꽤 오래 달렸다.

창밖으로 보이던 불빛이 하나둘 사라지고

길은 점점 어두워졌다.

어머니는 말이 없었고,

형과 나는 서로를 보며 앉아 있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지나

차가 멈춘 곳에는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가 서 있었다.

그는 멀리서부터 손을 흔들며 우리를 맞이했다.


“많이 무서웠지.”


그 말 한마디에

어머니의 어깨가 처음으로 내려앉는 걸 보았다.

그 순간,

나는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무 근거 없이 믿어버렸다.


그렇게 나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시골은 조용했다.

밤이 와도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문을 세게 여닫는 소리도 없었다.

나는 처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잠이 들었다.


그 사람은 우리 형제와 놀아주었다.

우리를 아이처럼 대해주었다.

우리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어설픈 농담도 하고,

같이 땀을 흘리며 뛰어다녔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를 아빠라고 부르게 되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

그냥 그렇게 부르고 싶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집에는 아주 작은 생명 하나가 더해졌다.

동생이었다.


아직 말을 하지도 못하던 그 아이가

뒤집기를 하던 날,

온 집이 떠들썩했다.

처음 일어서던 날에는

모두가 박수를 쳤다.

그때의 나는

이게 가족이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균열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그는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방심했다.
술에 취한 그의 얼굴은
내가 알던 얼굴과 달랐다.


어느 날,
나는 동생과 놀고 있었다.
그저 장난처럼 웃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순간,
그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내 딸한테 뭐 하는 짓이야?”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귀에 남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이 집에서의 내 자리를 생각했다.
나는 아들일까,
아니면 그저 함께 사는 아이일까.


그래도 나는 말하지 않았다.

이곳은 여전히 안전했고,

이전의 지옥보다는 훨씬 나았기 때문이다.


악마가 매일 찾아오던 집보다는

가끔만 찾아오는 집이

나에게는 더 평화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불안 위에 안도를 얹은 채

이 집에서의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 안도는

아직 이름 없는 불안 위에

위태롭게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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