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어릴 적의 나는 밤을 싫어했다.
정확히 말하면, 밤이 오는 소리를 싫어했다.
해가 완전히 지고 집 안의 불이 하나씩 꺼질 때,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와 문 여는 소리,
그리고 코끝을 찌르던 술 냄새.
그것들이 하나로 겹치는 순간이 오면
나는 이유 없이 숨을 죽였다.
나의 친부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다.
평소에는 그저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지만
술을 마신 날이면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어머니를 때리고, 집 안의 물건을 집어던지고,
그 분노는 종종 어린 형과 나에게까지 향했다.
그 시절의 기억은 장면보다 감각으로 남아 있다.
차가운 욕실 바닥,
형의 손을 꽉 잡고 도망치던 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이웃집 문을 두드리던 순간들.
어떤 날은 그 집에서 며칠을 지내기도 했다.
어른들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고
형과 나는 서로의 얼굴만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는 밤이 와도
조금 덜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이 얼마나 반복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건,
그때의 나는 밤이 되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아이였다는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다음을 대비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
어느 새벽,
형과 나를 깨워 조용히 짐을 챙겼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도망쳤다.
그날 밤,
차 안에서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어둠을 보며
이 도망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서는
악마가 따라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 시절의 나는,
밤이 오는 게 가장 무서운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