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부자
성공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졌던 점은
더 이상 돈을 쓰기 전에
‘이 돈을 써도 되는지’를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사거나,
어딘가로 놀러 가거나,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조차
돈이 판단의 기준이 되지 않는 삶.
그래서인지
사업에 실패한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모든 선택 앞에서
철저하게 돈을 계산해야만 했다는 사실이었다.
사업이 막 무너졌던 그 시점,
나는 이상하게도 나쁜 유혹에 쉽게 빠졌다.
당시 필자는
잘 알지도 못하는 코인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스스로 정해두었던 투자 원칙은 모두 무시한 채
지인의 추천과
아무 근거 없는 희망만을 믿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무리한 투자를 했다.
초반의 작은 성과에 눈이 멀었을까.
어느새 그 형태 없는 숫자 덩어리는
버리지도 못하는 쓰레기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게 남은 것은
무리하게 받은 대출과
사업 실패로 생긴 빚뿐이었다.
돈을 쫓아 한 방을 노렸던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처절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와이프의 조언이 없었다면
나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현실을 마주했다.
그리고 역시나 시작은
BEP 계산이었다.
이미 커져버린 씀씀이와
쓸데없는 자존심은
BEP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키우고 있었다.
나는 가장이었고,
자존심보다 가정을 지키는 선택이
옳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당장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택배, 운전직, 여러 면접을 봤지만
차량 구매나 신용 조건 등 현실적인 벽에 막혀
모두 포기해야 했다.
당시 통장에 남아 있던 돈은
고작 180만 원.
결국 나는 오토바이를 탔다.
오토바이 구매 160만 원,
보험 5만 원,
배달 세팅 10만 원.
총 175만 원.
통장에 남은 돈은
5만 원뿐이었다.
그때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아침 7시에 나와 밤 11시까지,
하루 평균 15시간씩 배달을 했다.
숨통이 트이기까지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생활비를 줄이고,
대출을 조금씩 청산하면서
나는 또 다른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이 너무 불행해진 건 아닐까?’
그리고 숨이 조금 트이자
다시 사업이 하고 싶어졌다.
예전처럼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때 와이프가 내게 했던 말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다.
“나는 오히려
사업하던 당신보다
지금의 당신이 더 좋아 보여.
그리고 사실,
지금이 더 행복해.”
그 말은
내 생각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나는 돈이 있으면
행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어왔다.
가난이 얼마나 힘든지
어릴 때부터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15살부터 부자를 꿈꿨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와이프의 추천으로
나는 한 중견기업의 회사원이 되었다.
매일 오토바이를 타던 내가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자
이상하게도 일이 너무 편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돈을 벌어도 되는 걸까?”
마음이 안정되자
다시 부자라는 꿈을
이 상황에서도 이룰 수 있을지
차분히 계산해 보기 시작했다.
나는 막연한 꿈을 꾸지 않는다.
과거 돈을 아끼지 않던 시절,
월평균 소비는 약 1,800만 원이었다는
데이터가 있었다.
계산해 보니
약 100억 원의 자산이 있다면
안정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 지금 이 생활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시점을 계산해 봤다.
잉여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자했을 때
약 33년.
충격이었다.
나는 오직 사업만이
부로 가는 길이라 믿어왔다.
하지만 월급쟁이 직장인도 충분히,
그것도 안정적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사업에 대한 생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는 시간에는 여전히
아이디어를 숫자로 바꾸고,
사업을 구상한다.
다만 예전처럼
조급하지 않을 뿐이다.
수입이 늘어날 때마다
목표에 도달하는 시간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숫자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다면
굳이 위험한 한 방을 노리지 않아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아쉬움도 남지만,
이 생각에 도달하기까지의
경험과 성장이 있었기에
지금은 감사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의 꿈이
부자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한 방은 화려하지만 위험하고,
숫자와 구조는 느리지만 안정적이다.
평범해 보여도
구조로 무장하면
충분히 멀리 갈 수 있다.
다음 글(26.01.03.20:00)에서는
내 소비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고,
그 사소한 변화들이
왜 나에게는
부자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는지를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