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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아트 Jan 09. 2020

수많은 유물 뒤편엔 戰爭(전쟁)이 있었다

<1>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상)

이상미(이상아트 대표)의 ‘건축, 전쟁사를 말하다’를 주제로 한 칼럼을 국방일보에 2019년 7월 1일부터 매주 게재합니다. 전쟁이 낳은 여러 산물 중 하나인 건축물을 통해 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국방일보 지면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우리가 전쟁사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여럿입니다. 역사서부터 시나 소설, 그림, 사진, 전쟁을 다룬 영화까지. 그리고 건축으로도  전쟁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전쟁은 건축물을 부수기도 했지만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전쟁이 낳은 여러  산물 중 하나인 건축물을 통해 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살펴보는 ‘건축, 전쟁사를 말하다’가 올 하반기부터 새롭게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은 박물관은 어딜까? 바로 프랑스 수도 파리의 중심  리볼리가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이다. 2018년 누적 방문객 수는 1000만 명이라고 한다. 궁전을 개조한 루브르 박물관은 소장품  수와 질 면에서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12세기 앵글로노르만족 침입 막는 요새로 출발한 루브르


하지만 유명 관광지이자 박물관으로 알려진 루브르가 애초엔 적의 침략을 막는 요새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물관은 1193년 필립 오귀스트 2세의 명으로 앵글로노르만 족의 침입을 막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파리 시 방어벽 외곽에  착공됐다. 루브르 지하 전시장에서는 성벽 길이 73m로 네모난 성 모양을 한 중세시대 당시 요새로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요새가 루브르 궁전이 되기까지 수 차례에 걸친 건물 확장공사가 이뤄졌다. 1528년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프랑수아 1세가 건축가  피에르 레스코에게 명해 낡은 건물을 부수고 그 터에 르네상스식 궁전을 짓게 하면서 왕의 거처가 된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배경은 전쟁


루브르 궁은 어떻게 박물관이 됐을까? 그 배경을 알고 싶다면 프랑스 대혁명의 절정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루브르  궁에 박물관이 개관하기 한 해 전인 1792년 8월 10일은 파리 민중이 봉기해 800년을 이어 온 프랑스의 왕정을 타도한  역사적인 날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1789년 7월 14일부터 1794년 7월 28일에 걸쳐 일어난 자유주의 혁명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두고 전쟁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만 그 중심에는 전쟁이 있다. 프랑스는 18세기 들어 혁명 전야까지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1701~1714년), 7년 전쟁(1756~1763), 미국 독립 전쟁(1775~1783년)을 비롯한 여섯  차례의 큰 전쟁에 관여했다. 또한 프랑스 대혁명은 전쟁의 발단이 됐다. 1792년 혁명의 불길이 번져오는 것을 두려워한 이웃나라  오스트리아, 프로이센이 전쟁을 시작했다. 이른바 프랑스 혁명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전쟁 중 가장 유명한 전투는 발미  전투다. 프로이센 군에게 계속 밀리던 프랑스 혁명정부의 군대가 1792년 9월 20일 프랑스 동북부의 발미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해  전황을 역전시켰다. 자원 모집된 의용군들이 당시 유럽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프로이센 군대를 물리친다. 자신감을 얻은 프랑스는  대프랑스 동맹에 대해 결사항전을 외치며 전 국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민 전쟁 시대의 서막을 올리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궁전에서 박물관으로 변모    


대혁명 초기 사회 곳곳에서 교회 건물과 왕실 거주지, 그리고 국가 기념물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파괴 행위가 이어졌다.  고대 시대에 자행됐던 약탈 행위와는 구별되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행위였다. 결국 과도한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서 국가 문화유산이  모두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내게 됐다. 또한 혁명의 진전에 따라 박물관의 필요성도 커졌다. 1789년 11월 2일 교회  재산의 국유화 조치, 1792년 4월 8일 망명자 재산 몰수에 관한 법의 제정, 1792년 8월 10일의 혁명과 왕정 폐지로  엄청난 양의 문화재가 국민의 재산이 됐기 때문이다. 그 많은 문화재를 보관할 장소로 루브르가 적격이었다.    


1793년 7월 23일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혁명정부는 새로운 공화국의 탄생을 극적으로 선보일 기회로 루브르를  이용한다. 혁명정부가 국민을 위해 루브르는 국가의 걸작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천명한 것이다. 1793년 8월  10일 루브르 박물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38만 점 소유한 루브르의 전시품들은 어디서 왔을까?    


루브르 박물관의 넓이는 약 6만600㎡(약 1만8000평)다. 규모가 방대한 루브르 박물관은 드농관과 쉴리관,  리슐리외관 등 3개 동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이집트 고대 유물관과 근동 유물관, 그리스와 에트루리아, 로마 유물관, 이슬람  미술관 등 8개의 세부 전시관이 포함된다. 박물관은 함무라비 법전과 밀로의 비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38만  점의 예술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만5000점이 전시되고 있다. 그곳에서 관람객들은 기원전 4000년부터 19세기까지  예술사 흐름은 물론 인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유물은 어디서 가져온 것일까? 답은 ‘전쟁’이다.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가 벌인 전쟁에 따라 소장품 규모가 바뀌었다. 사실 서구의 박물관들이 그러하듯 루브르의 소장품도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약탈해왔다.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역사는 문명을 창조했지만 침략자는 문화재를 약탈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리 피라미드가 상징하는 것은?


루브르 박물관 입구에는 유리 피라미드 조형물이 있다. 프랑스 혁명의 시작점이 된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 200주년인  1989년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밍 페이가 공모에 당선돼 완성했다. 루브르 박물관 중앙에 위치한 이 피라미드는 루브르의 외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으며 과거와 미래를 투명하게 연결하는 상징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 유리 피라미드는 프랑스가 이집트와의 승전으로 얻은 전리품 중 하나를 상징화한 건축물인지 관심 있게 사유하는  관광객은 드물다. 이집트로부터 수많은 유적을 들고 왔지만 정작 거대한 피라미드는 직접 옮길 수 없기에 이렇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루브르 박물관은 12세기 요새로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700년이 넘는 전쟁사를 간직하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날의 루브르  박물관을 있게 한 인물을 만나 보자.    


사진=필자 제공   

<이상미 이상미술연구소장>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칼럼은 국방일보 2019년 7월 1일 월요일 기획 15면에 게재됐습니다.)


국방일보는 1964년 11월 16일 국군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하기 위해 창간했습니다.


현재 일간 발행부수 : 145,000부

주 5일 발행, 타블로이드 24면


지면 구성 내역

1-2면 : 국방정책 및 시책, 정부의 안보관련 정책을 다루는 종합면

3-9면 :육해공군, 해병대 섹션으로 각군의 주요 훈련 및 부대 소식

10-11면 : 국내외 소식

13-16면 : 기획면으로 국군 무기도감, 신병영동아리, 건축, 전쟁사를 말하다,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독립군 전설 김좌진 등

17면 : 외국어

18-19면 : 오피니언

20-24면 : 연예 및 스포츠섹션


원문 : http://kookbang.dema.mil.kr/newsWeb/20190701/1/BBSMSTR_000000100082/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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