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로시카 인형에 얽힌 피그말리온 효과

by 이상희

나는 구소련 국가 여행을 좋아한다.

이러한 국가들의 특징은 우리 민족 고려인이 거주하고 동서양이 공존된 매력이 있으며, 대중화된 여행지와 달리 물가가 저렴하며 여름철 시원한 날씨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시간과 돈이 생길때면 유명한 여행지보다 구소련 국가 여행상품을 예약하고 떠나곤 했다.

2015년 광복 70주년의 해였다. 그때 여름휴가로 나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였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좀더 시원한 곳을 찾던중 광복 70주년의 해에 가면 의미있겠다 싶어 바로 블라디보스톡과 우스리스크 코스로 예약을 하였다.

고려인 역사 박물관,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 유허비, 최재형 선생 생가, 발해산성등을 보고 러시아 음식들도 맛나게 먹었다.

이렇게 곳곳을 여행하면서 슈퍼에 갈때마다 발견되는 것이 있었다.

구소련 국가의 기념품으로 많이 판매되는 마트로시카 인형이다. 이 인형은 나무로 만들었고 이쁜 칼라로 되어 있어 눈에 뛰었다. 나무로 만든 인형을 열면 인형이 자꾸 나왔다.

큰 인형안에 여러 가지의 작은인형들을 품고 있는 형태다. 이런 인형을 보고 러시아 사람들은 풍요, 다산, 행운을 상징한다고 믿는단다. 자기전에 머리 위 배개 옆에 두고 자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가격은 상점마다 기술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건 동일하단다. 난 외국여행때마다 국내면세점에서 주문해서 꼭 필요한 물건을 사는거 외에는 현지에서 물건을 잘 사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러시아에 와서는 행운을 상징하는 이 인형은 꼭 구입했다. 그 당시 나의 소원은 박사학위 취득과 20년 근무 시점에 퇴사후 연구자의 길을 걷는 것과 조합 퇴사후 고객과의 관계에서 오는 에피소드들을 담은 에세이를 작성하여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장기적인 소원은 남들보다 큰 물욕이 없는 나는 노후에 거주할 작은집 한칸만 있으면 계속 공부를 하고 글을 쓰고 살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소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는 당시 소박한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비싼가격에도 불구하고 구입했다.

세속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전적인 행운과 풍요는 자신의 투자한 물건으로 시세차익을 누리고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박한 꿈이라도 본인의 노력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목표를 이루었을 때 더 행복하다.

내게 러시아 여행이 곧 나의 소박한 꿈들과 행운을 실현시켜줄 의미있는 여행이라 생각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정말 러시아 사람들의 구전으로 전해오는 믿음처럼 난 신기하게도 그 소원을 이루었다.

여행에서 인형을 구입한 10여년이 지난 시점 나는 학위취득과 직업변화의 소원을 모두 이루었고 브런치스토리에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인형구입후 꾸준히 인형에 관한 긍정적인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난 경험했다

소원들을 이루고 나니 또다른 소원을 빌어본다.

내가 아는 모든이들이 각자가 바라는 행운이 왔음 좋겠다. 행운은 멀리 있는게 아니고 거창한 것이 아닌 내마음 속에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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