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를 탄 노부부의 금슬

by 이상희

가끔 지역산림조합 근무시절 내 창구를 자주 방문하신 노부부가 생각난다. 아침에 출근할 때 차를 타고 가다보면 남편인 할아버지랑 경운기타고 가시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요즘 시골도 도시화 되어가고 있어서 경운기 타고 다니시는 커플을 구경하기가 쉽지않지만 10년, 20년 전에는 종종 볼수 있었다.

어느날 출근시간은 임박한데 경운기땜에 빨리 갈수가 없었다. 그덕분에 출근차량들은 밀리는데 운전하시는 할아버지는 옆으로 비켜틀지도 않으시고 아랑곳하지 않으셨다. 차들이 경운기를 기다렸다. 난 순간 짜증나서 차창밖으로 내다보니 낯익은 얼굴의 노부부였다. 30년대 초반생의 625참전용사이시자 울조합에 자주오시는 산주이신 조합원이셨다ᆞ그할아버지는 귀가 예전부터 잘들리시지 않으셨고 참전훈장을 지니고 다니시는분이다ᆞ 귀가 잘안들리시고 눈이 어두우시니 글도 빨리못적으시고 설명도 빨리 못알아 들으시지만 사람이 순박하셔셔 밉지가 않은분이다ᆞ 막상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니 짜증이 싹없어졌다. 뻔뻔한 사람이 아니란걸 잘알고 난 625참전용사 연배의 할아버지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ᆞ 할아버지의 얼굴을보니 갑자기 나는 차가막힌다는 짜증에서 노부부가 사이좋게 타고가시는 모습이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요즘 이혼이 많은 세상에 오랫동안 부부가 같이 사시면서 사이좋게 경운기 타고 가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운전하시는 할아버지 뒤에 탄 할머니..

두분다 딱봐도 차신경안쓰시고 온화한표정으로 웃으시는게 눈에 뛰엇다ᆞ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부부사이가 참 좋다고 느껴졌다. 그날아침 그 노부부를 보니 백년해로하심 좋겠단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경운기타고 가시는 모습이 외제차탄 젊은 커플보다 더멋있게 느껴졌다. 지금도 가끔 그 시절 5월의 화창한 날씨에 두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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