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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May 16. 2021

진짜 에너지는 보이지 않아!

#스승의 날 #엽록소 #반사

‘아기 돌본 공(功)과 시댁에 잘한 공(功)은 없어.’


아내가 어느 날 툭! 하고 던진 말이랍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가족들도 많겠지만 여전히 아내와 시댁의 관계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자녀를 키우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복잡하긴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 두 가지 관계 중 소홀히 할 수 있는 관계는 없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홀할 순 없는데, 그렇다고 빛나지도 않는 일이라는 점이죠. (‘功’이란 힘들여서(力) 만들어(工) 낸 것을 말하는 한자다. 집에서 열심히 육아에 힘쓴 아내의 노력으로 소중한 생명이 보호받고 자라났으며, 결혼 후 시댁에 최선을 다하는 며느리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 가정이 평화로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이러한 것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처럼 여기고 여자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교사의 탄생 중) 그런데 만약 누군가 이렇게 잘 드러나지도 않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준다면 어떨까요? 만약 자신의 인생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은 인생의 많은 행복 중 핵심적인 행복을 맛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선생님은 네가 친구를 대할 때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손끝 하나라도 조심해서 다루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생각해. 그래서 고마워."


위의 말은 어떤 아이에게 했을까요? 특별한 아이같이 느껴지시나요? 아니면 누구나 할 수도 있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시나요?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모습일지 모른답니다. 어떤 아이라도 어느 순간엔 조심스럽게 친구를 대할 때가 있고, 조심해서 무엇이건 다룰 때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평범한 상황에 대해서도 의미를 찾아주고 아이의 마음속에 따뜻함을 전해주려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엔 있답니다. 바로 "선생님" 들이지요.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에너지는 교육에 있다!


교육한다라는 말은 참 많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지요.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며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모든 행위를 교육이라 부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다 보니 교육이라는 말은 광범위하기에 모호한 말이 된 것 같습니다. 진짜 교육한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선생님들조차도 어려운 지경이랄까요? 옛날엔 그렇지 않았죠. 교육은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대상에게 행하던 행위였고 교육받았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나 교육받을 수 있고,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교육을 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다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교육은 진짜로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일까요?


보이지 않는 진짜 에너지



우리가 흔히 보는 식물의 잎사귀는 초록색을 띄고 있습니다. 초록색을 띄는 이유는 우리가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시광선 속 빛들 중 초록색을 반사해서 그렇다고 하지요. 어떤 식물의 잎이 붉은색을 띠고 있다면 그 식물은 붉은색 빛을 반사하는 것이 되겠네요. 그런데 과학 관련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엽록소를 지니고 있는 지구 상의 많은 식물이 파란색 빛과 빨간색 빛의 일부를 흡수해 에너지로 전환하기에" -우주 일상을 만나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반니


광합성하면 엽록소가  떠오르고 초록색이 에너지의 중요한 색이라 생각했던 제 생각을 전환시켜 준 문장이었답니다. 눈에 보이는 초록색이 아닌 보이지 않았던 파란색과 붉은색이 실제 에너지원이었다니 말이죠. 


교사의 삶은 드러나지 않는 에너지원


우리 사회엔 교사로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 모두가 반짝반짝 빛나며 세상에 알려지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아이들 곁을 지키는 수많은 교사들이 일반적인 교사들인 것이죠. 잘 보이지 않고 잘 드러나지 않아도 열심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계신 전국의 선생님들이 계셔서 우리 사회가, 우리의 세상이 움직인다 생각합니다. 온전하지만 미숙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곁을 지키는 공(功)은 잘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선생님의 그 노력이, 그 마음이 허공에 사라지진 않는다 생각합니다. 교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보이지 않지만 중요하고 핵심적인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전 생각한답니다.


스승의 날, 마음으로, 다양한 연락으로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소중함을 잃지 않는 우리로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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