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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Feb 25. 2020

누가 전문가인가?

현장의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


누군가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할 영웅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이 어지러운 세상을 누군가 바로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제가 원하는 것은 난세가 오지 않는 것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은 반드시 오고야 마는가?


난세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저만의 바람은 아닐 것입니다. 평화롭게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길 원한다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누군가 이야기했던 말이 아픔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는 지루한 천국이고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다!’라는 말이요. 프랑스라고 항상 평화롭기만 하지 않습니다. 세계의 사건들은 실시간으로 우리의 손으로 배달됩니다. 내가 원하지 않음에도 말입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손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저 멀리 다른 나라의 일일 뿐인 채로 말입니다. 저에겐 큰 인류애가 없나 봅니다. 이런 일들에 무감각한 것을 보면 말이죠. 하지만 세계의 어려움을 보며 우리의 어려움을 위로받고자 하진 않습니다. 그것은 그쪽의 문제이고 우리가 겪는 문제는 우리의 문제라 생각할 뿐입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단 우리가 겪는 문제에 집중하며 해결하기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려 합니다.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나?


우리의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지금 당장 필요한 곳에 뛰쳐가서 해야 할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마음만 가지고 행동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상황이건 일단 어려움을 외면하진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의 무게를 마음과 행동으로 함께 한다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예전에도 우리는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바다에 원유가 유출되는 엄청난 사건이 있었습니다.(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크레인이 충돌, 2007년 12월) 그때 전 국민은 발생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모았고 직접 행동으로 돕기까지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로 흘러든 원유를 닦아내고 청소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들은 항상 있어왔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모든 문제에 모두가 행동해야 할까?


앞의 기름 유출 사건과 같은 경우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손을 빌려줄 수 있었습니다. 비록 기름이 해롭긴 해도 옷을 잘 챙겨 입고 기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 함께 하는 봉사에 참여가 가능했으니까요. 하지만 어떤 경우엔 모두가 행동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질병과 관련된 재난에선 그렇지 못합니다. 질병은 단순히 개인적인 위생관념으로 대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실제 질병과 관련된 재난상황에선 질병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의료진이 중심이 된 해결이 중심일 수 밖엔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반 사람들은 그저 마음을 모아주는 일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럴 때 굳이 영웅을 찾는다면 누가 영웅이 되는 것일까요? 재난 앞에 서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고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의료진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의료진들이 자신들의 일이 우리 모두를 위한 숭고한 일임을 알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일 것입니다.


의료진을 돕는 방법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와 의료지식이 기반이 된 자료들을 해석하고 실행하는 의료진들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마땅하게 없을 수 있습니다. 그저 그분들이 수고하시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큰 행사를 치러보면 알 수 있는 사실 중 하나는 여러 곳에서 여러 가지 행사들이 동시에 진행될 때 중앙에서 모든 행사를 스크리밍 하고 그 행사들을 조율해 주는 본부가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의료진들에게도 이런 상황은 똑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의료진들이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선 중앙에서 이 모든 것을 조절해주고 살펴볼 수 있는 조직이나 본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부는 의료진들의 상황을 다른 국민들과 소통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본부의 사람들이 우리의 영웅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짜 영웅은 진짜 전문가


난세에 영웅이 태어난다는 말은 결국 그 난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그 난세를 정리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어느 순간 다른 별에서 뚝 떨어진 영웅이 아니라 그 난세 속에서 홀연히 피어난 영웅이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혼탁해 보이는 연못이라도 이 세상 가장 깨끗해 보이는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말입니다.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며 그 속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며 지낸 누눈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웅이며 우린 이런 영웅을 전문가라 불러야 하지 싶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렇게 그 속에서 투쟁하는 사람을 잘 보지 못합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단지 본부의 발표를 들으며 상상할 뿐이죠. 아마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노력들과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본부를 믿고 본부에서 따르라고 하는 것을 잘 따르며 우리 자신을 그리고 우리 모두를 지켜갈 뿐입니다.


난세의 이유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우리가 막는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세상 어느 곳이라도 문제가 없는 곳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진정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진짜 전문가가 중심이 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발 벗고 나서서 함께 행동해서 해결할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전문가가 나서서 해결할 때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은 진정 그 속에서 들어가 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전문가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그저 00 출신이라서, 나도 같은 전문가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니까, 내가 00 협회의 대표이니까가 아니라 실제 그 속에서 노력하며 활동하는 사람들을 응원해야 하고 그분들이 진정한 전문가이자 영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난세에 난세를 다시 만드는 결과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매일매일의 사투를 견디는 진짜 우리들의 영웅과 전문가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이정현 작가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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