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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Jun 13. 2020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부의 민낯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육

교육부의 코로나 대처


코로나19는 개인적으로도, 우리 사회적으로도, 전 세계적으로도 불행한 일입니다. 특정한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금의 상황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 순간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개학을 선언했고, 온라인 수업이라는 초유의 수업이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교육부는 현장 교사들과의 소통엔 소홀하고 그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론에 따라서만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교육부의 발표를 언론을 통해서 접하는 학교현장, 그러므로 인해 언론에서 발표된 내용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위해 학교로 전화한 학부모님들께 학교에 정식으로 통보된 내용(우리는 이것을 공문이라 부릅니다.) 이 없어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대답을 하게 만든 교육부의 모습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더불어 온라인 수업을 돕겠다며 진행된 EBS에서의 수업에도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초, 중, 고 모두 전혀 다르지 않은 구성과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고 그나마도 고등학교 수능을 준비하는 듯한 수업을 전국에 송출하며 이것이 온라인 수업이라는 식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교과서 속 텍스트를 소개하고 그것과 관련된 영상을 소개하고 소개된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문제를 풀어보며 확인하는 수업 모습. 어떤가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학원에서도 똑같이 수업하고 있진 않나요? 최소한 온라인 수업을 위해 전국의 아이들에게 수업을 공개하는 것이라면 최소한 초등의 특징을 살린 수업, 중등의 특징을 살린 수업, 고등의 특징을 살린 수업을 구상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EBS는 언제부턴가 자신들의 문제집을 팔기 위한 방송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이길 바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선 온라인 수업은 저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가이드를 받은 기분이 들 수 밖엔 없고 그것을 벗어나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모험일 수 밖엔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현장의 교사들

교육부의 부족한 부분을 결국 현장의 교사들이 뛰고 구르며 채우고 있는 형국이 지금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두서없는 정책을 교육부가 펼쳐도 뒷수습은 항상 현장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으로 극복해 왔으니까요. 현장의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에 대해 교육부가 제시한 듯이 보이는 학습의 과정을 온라인 수업의 전부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형태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현장 교사들은 바로 알아차렸으니까요. 그래서 나름의 대안들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장의 교사들이 교육부의 지원을 진정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질없는 생각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저 또한 현장의 교사 중 한 명으로 온라인 수업을 학습이 아닌 교육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업과 관련된 온갖 방법들을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온라인이라는 공간이 가진 특징에 대해서,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의 특징에 대해서 고민하였습니다. 동시에 온라인 수업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학부모님들의 마음도 움직여야 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은 EBS처럼 교사가 등장해서 실시간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며 수업하는 것이 아닌가요?’

이런 질문들은 현장에서 쉽게 받게 되는 질문입니다.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교육부에서 보여준 온라인 수업이 이와 같았으니까요. 이럴 때 현장은 난감해지는 것입니다. 온라인 수업을 EBS처럼 생각한다면 사실 전국에 교사는 각 학년별 과목별로 1명만 있으면 될 테니까요. 아, 물론 소통을 위해 그럴 수 없다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쌍방향 수업이라 말하지만 실제 온라인 수업을 시연하는 EBS 영상에서도 아이들 개개인의 이야길 들어주고 아이들 개개인의 얼굴을 보면서 그것에 맞추어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그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 정도를 줄 수밖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해 본 사람으로서 느낌은 벽에 이야기하는 느낌과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온라인에서의 소통은 온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것을 수용해서 교사 개개인이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으로 EBS처럼 한다고 해 보더라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과제가 됩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학교라는 특정한 공간에 나와서 집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집보다 딱딱하고 불편할 수 밖엔 없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해도 졸리고 다른 생각을 하기 일쑤인 아이들이 집에서 화면으로 선생님만 보이고 자신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쌍방향이니까 선생님이 아이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진짜 온라인 수업을 쌍방향으로 해 보지 않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작은 모니터에 아이들 얼굴이 보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아이들이 집중하고 있다고 판단할 순 없으니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쌍방향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인식은 조금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현장의 실제 모습을 가장 잘 알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현장의 교사들이지요. 교육부에선 이런 현장의 교사들이 가질 수 있는 어려움에 집중하진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보니 정말 궁금한 질문이 생각납니다  


‘교육부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누구의 이야길 듣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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