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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Oct 31. 2020

# 돈이 되는 교육 2

어린 시절을 잘 보내는 것이 최고의 투자다!

인생은 길다!

통계청 자료 화면 캡처

2018년도 우리나라 통계청의 기대수명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대수명이라 부르는 이 통계에서 82.7세의 평균수명을 가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기대수명이 80세를 넘기고 있답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20여 년 후의 통계엔 기대수명이 100살을 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의 어린 시절


인간은 다른 생명들과 다르게 오랫동안 유년기를 거치며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막 태어난 송아지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미 소를 따라다니던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조금 더 지나자 어미소와 덩치의 차이만 있을 뿐,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생명들도 소의 성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단, 인간만 예외적으로 오랫동안 유년기를 거치게 됩니다. 이 현상에 대해 이정모 원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책에 쓰셨습니다.


“인류는 진화과정에서 후손에게 유년기를 연장하는 방법을 물려주었다. 인류는 조기에 태어남으로써 유년기가 길어졌다… 중략… 유년기는 놀면서 배우고 사회성과 창의력을 계발하는 귀한 시간인데, 이렇게 유년기를 잃어버린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린 구성원에게 지혜를 전수할 어른도 줄었다. 그들은 당장의 생존 유지에 급급해야 했다.” - 공생, 멸종, 진화 / 이정모 / 나무나무 2015


유년기가 있음으로 해서 어린 구성원에게 지혜를 전수할 수 있었고 그것이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호모 사피엔스보다 훨씬 건장하고 건강한 몸을 가졌던 네안데르탈인은 유년시절을 줄임으로써 결국은 멸종의 끝을 맞이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우리의 어린 시절의 중요성을 생각해 봅니다.


어린 시절의 교육


어린 시절이라고 하니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구별되어 있는 학령기를 중심으로 나눠보고자 합니다. 유치원 이전과 유치원 시기, 초등학교 시기, 중학교 시기, 고등학교 시기, 대학 및 성인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중 어린 시절이라 부를만한 시기는 중학교 시기 정도까지가 아닐까요? 우리나라 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무교육의 기간도 중학교까지 되어있고, 고등학교 진학은 필수가 아니기도 한 상황에서 어린 시절 보호받으며 지내야 하는 시기는 중학교까지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중 초등과 중등의 과정은 그 성격이 많이 다르기에 잘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들 초등생들이 너무 어리다고만 생각하는데, 사실 초등은 그 편차가 너무 크게 차이가 나는 시기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은 정서적, 인지적 차이가 단순히 나이의 차이가 아니라 삶의 질적 차이가 심하게 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육을 어느 학년만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전체 학년을 살펴보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구별 지어 볼 수 있겠습니다.


저학년의 교육


1학년에서 3학년 사이의 아이들을 저학년이라 부른다고 합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마냥 즐겁고 호기심 넘치는 시기의 아이들입니다. 학교에서 가장 수업시간 발표도 열심히 하고, 가장 시끄럽게 굴기도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교육 관련 서적들에선 이 시기의 아이들이 보이는 특징에 대해 자신의 삶을 교과라는 외부의 세계와 연결하는 첫 번째 시기라고 합니다. 그동안 자신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살아오던 세상에서 교과라는 객관적인 세상을 만나는 첫 시기인 것이죠. 그래도 아직은 자신의 삶 속에 익숙한 상태이기에 다른 사람과 나누기보다는 혼자만의 세상이 더 익숙한 시기입니다. 아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생활 속에만 있기에 다른 존재들과 서로 섞이는 것에 서툴 수 밖엔 없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서툰 행동으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학년의 경우 선생님의 따뜻한 보살핌이 많이 필요합니다. 수업시간,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익혀야 할 말과 행동을 다듬어야 하고, 쉬는 시간 친구들과 만들게 되는 관계를 유연하고 폭넓게 만들기 위해 교사의 관심과 간섭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죠. 이 시기의 아이들의 모습과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요즘 이슈가 된 “돌봄”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실에서 보이는 이런 모습은 일반적인 사회에서 말하는 돌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활동입니다.


돌봄은 초등교육과는 다르다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돌봄은 그 모습이 아이의 안전과 아이의 여가시간을 함께 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돌봄을 수업과 연계해서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가진 학원의 모습에서 생긴 오해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를 누군가 돌봐주길 바라는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학원에 보내게 되면 그 시간만큼은 학원에서 아이의 생활을 돌봐 준다는 것을 알기에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전용차를 이용해 학원엘 데려가고 다시 집으로 데려오니 부모 입장에선 그 시간만큼은 아이가 혼자 있지 않게 된다 생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태권도 학원, 피아노 학원 등 주로 예체능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그 기능의 개발에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그 시간만큼의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도 있기에 학원이 유지됩니다. 요즘같이 맞벌이가 많은 시기에 아이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단 훨씬 안전하다 느끼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과 후 학교도 이와 비슷한 이유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학원에 가야 하는 시간과 이동에 따른 위험보단 학교 내에서 머물며 자신이 흥미 있어하는 것을 배울 수 있으니 그 시간만큼 아이는 돌봄을 받는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원이나 방과 후 학교처럼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관심을 해소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경우와는 다르게, 그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부모님이 돌아올 때까지 안전하게 있고 싶은 아이도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초등학교에 설치되어있는 돌봄 교실은 방과 후나 일반 학원처럼 특정한 교과목이 수업이 되어 진행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그 시기에 맞는 놀이나 활동을 할 뿐이지요. 왜 그런가 하면 학원이나 방과 후 수업은 말 그대로 수업이 메인이기 때문입니다. 수업이 목적이기에 수업을 하며 잠시 아이가 머무는 것이 돌봄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학교에 설치된 돌봄 교실은 수업이 없습니다. 수업처럼 보이는 활동이 있다 하더라도 정식 교육과정이 존재하지 않고, 수업에 따른 평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초등학교에서 돌봄 교실은 초등학교 교육과는 무관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교육은 아무리 어리고 보호가 필요한 저학년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성취기준을 달성하는 교육활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달성 여부를 평가하며 아이가 가진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서 교과라는 객관적인 삶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나아가도록 함께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만을 가지고 초등엔 돌봄이 당연히 필요하고 당연히 초등에서 돌봄을 맡아야 한다 생각하신다면 오해에서 비롯된 생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초등학교에 돌봄이 정식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그 방식은 교육과정에 의거한 수업계획이 따라와야 하는 것이 될 수 밖엔 없습니다.(초등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 내용 중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교과도 있습니다. 이 교과는 자유롭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또한 계획하고 평가하게 되어있는 정식 교과이고 수업이랍니다.) 학교의 목적은 수업을 통해 아이가 외부세계의 정보를 습득하고 객관적인 삶의 영역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선 정식으로 돌봄 교육과정이 들어오게 되면 학교에서 하루 종일 수업을 받게 되는 것이죠.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의 삶에 균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어른도 일과 여가가 병행되어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삶의 리듬을 가진 것처럼 아이들도 공부화 휴식 그리고 놀이가 균형 있게 있을 때 제대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학년의 교육


4학년에서 6학년 사이의 교육은 고학년의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느 정도 주관적인 세상에서 객관적인 세상으로 나온 아이들이고 그렇기에 주변에서 나를 어떻게 보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가 됩니다. 이젠 교과와도 어느 정도 객관적인 관계를 맺으며 자료를 찾고 조작할 수 있게 됩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교과가 가진 깊이 있는 내용에 더 흥미를 보이고, 깊이 있게 다루는 수업을 좋아하게 됩니다. 대신에 자신만의 생활을 추구하기에 수업과 자신의 여가생활을 구별 짓고 싶어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목적이나 의지가 없는 아이라면 학교나 학원에 가서 학습을 중심으로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저학년 시기엔 그 시간만큼 누군가 돌봐주는 것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면 고학년이 될수록 친구가 아닌 다른 어른들의 돌봄은 귀찮아하는 시기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기에 고학년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서 긴급 돌봄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많이 신청하지 않습니다. 혼자 집에 있는 것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니까요.


어린 시절을 제대로 보내는 것이 돈이 되는 교육이다.


이처럼 어린 시절 특히, 초등시절을 제대로 보내는 것은 그 시기의 아이들이 가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비록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어린 시절을 충실히 보내게 되는 것은 긴 인생에서 엄청나게 유용한 투자가 됨을 인간의 진화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익히고, 어른들만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원더”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원더 영화 수업 후 그린 원더 상징 그림 디자인
“누구나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기립박수를 받아야 한다.”


인생은 깁니다. 지금은 비록 느리게 보이고 답답해 보이는 과정이라도 언젠가 그것이 바탕이 되어 모두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조급하게 서둘러서 오히려 나에게 주어질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 교육이 지금 당장은 느려 보이고 효용성이 낮아 보이겠지만 어린 시절을 어린이답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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