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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Jan 09. 2021

2020년 수업을 돌아보다 1

온라인 수업 어디까지 해 봤니?

흔히 하는 말들


"2020년은 망했어!"


과연 그럴까요?


2020년 한 해동안 수많은 교사들의 노력이 그냥 몇 마디의 단어로 갈음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교사도, 아이들도 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욱더 학부모님들께서도 노력한 한 해가 2020년이 아닐까 생각하며 2020년 한 해 동안 이뤄진 수업을 되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왜 교사에게 수업이 중요한지, 교사별 수업이 중요한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보여드릴 수업은 세상에서 우리 학교 한 곳에서만 진행된 수업일 테니까요. 전국 공통의 수업은 필요는 하지만 충분치 않으니까요. 그리고


"2020년 수업은 망하지 않았으니까요."


참고사항 : 수업 중 전담시간은 음악과 영어 그리고 체육시간이었음. 수학 시간 수업은 주제와 관련 없이 단원의 순서를 조정해서 진행함. 전담시간과 수학 시간도 전체 수업을 재구성하여 제작하여 온라인 과제형과 실시간 줌 수업으로 진행되었음. 하지만 수업 돌아보기에선 제외함. 


3월이 되었지만 학교에 등교하지도,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구체적인 교육부 결정도 없는 시간을 보내며 준비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수업이 되었건 시작되면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지내던 시간이었죠. 그 시기에 교사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도 않는다며 오해 아닌 오해도 받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모두가 절망에 빠져있을 때 희망의 끈을 잡고 준비하던 교사들이 대다수였다는 사실이지 않을까요?

온라인 수업이 어렵게 시작되었습니다. 등교는 꿈 도꾸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이들과의 기본적인 인사도 제대로 못한 상태로 진행되는 수업이었죠. 전 학년도 아이들과 계속해서 수업이 진행되었다면 하는 바람도 품어보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들에 아이들도 보답하듯이 열심히 하던 시간이었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시간이 흘러갔고, 등교 수업이 계속 미뤄지며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가장 힘들어할 사람은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라 생각했기에 어떻게든 힘을 내 보려 노력하던 시기였죠. 그래서 한 번도 직접 만나 수업한 적도 없는 아이들에 대한 온라인 수업 피드백을 각 학생별로 만들어 보냈습니다. 그 반응은 당연히 엄청 긍정적이었고 그것에 또 힘을 얻어 나아갔던 시기였죠.

온라인으로 뮤비 만들기를 제안한 것은 교사인 저였지만 그것을 어떻게 제작할지 의견을 모으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아이들이었죠. 아이들이 온라인이지만 서로 힘을 합쳐 결정하는 과정이 참 대견했고 고마웠습니다. 

온라인이지만 평가를 무시할 수 없다 생각했고, 평가를 통해 개개인별로 무엇이 부족한지 되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온라인 수업에 평가까지 한다고 할 때 아이들은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았죠.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문항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그것에 아이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었답니다. 그리고 치러진 첫 주제의 온라인 지필평가를 치르며 개인별로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었고 이렇게 확인된 사항은 교사의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 개개인별 안내와 수업활동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온라인 수업에서 등교 수업의 허용이 정해졌던 시간. 얼마나 기쁘고 좋았던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준비할 것들은 더 많았지만 그래도 마냥 좋았습니다. 교실을 처음 오는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보여주려고 학교에서도 노력하였고 오래된 교실 뒤편을 새롭게 구성하기 시작했죠.

비록 홀짝 등교였지만 드디어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기 시작! 그 날만큼 학교가 왜 아이들과 함께하는 곳인지 크게 와 닿은 적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만 해야 하는 수업들이 진행되었죠. 어떤 학교들은 등교할 때면 평가를 보느라 정신없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평가보다는 오프라인 수업에서만 할 수 있을 수업에 집중했고, 오랫동안 좁은 공간에서 수업만 하던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의미를 심어주고 더 넓은 공간에서 숨 쉬며 공부하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죠. 오히려 평가는 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더 좋았고 아이들 개개인별 피드백에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홀짝 등교라도 일주일에 한 번뿐이었던 시기. 하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했던 시간들이었죠.

아이들이 틈틈이 연습한 후 개인별로 찍어서 올린 동영상을 모아 편집한 우리 반 뮤직비디오도 완성되어 함께 보며 즐거워하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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