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꾸이란 Jan 04. 2021

페이퍼 쓰기

학기 시작 후 처음으로 성적을 받았다.

다시 읽어보니 정말 부족한 글이었지만, 교수님의 피드백은 친절하다.


"전체적으로 비판적인 읽기를 위한 노력이 드러남."


크리스마스 방학 전에 제출했던 중간고사 페이퍼의 성적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좋은 성적만 받아왔기에 A-로 환산되는 1,7점을 받은 것이 마냥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힘들어했던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앞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그동안 교수님들로부터 받았던 피드백을 정리하고자 한다.


서론 / 나의 주장이 왜 가치가 있는지 설득하라.

내 페이퍼를 읽을 타겟은 학자들이다. 즉, 어설픈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 어떠한 주장을 제시한다면, 왜 나의 글을 굳이 시간 내어 읽어줘야 하는지 설득하는 내용이 서론이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 나와 유사한 의견을 가진 다른 글이 있는지 2) 나의 의견을 뒷받침해 줄 개념이나 정의가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아마추어의 단계에서 근본 없는 주장은 아무리 참신해도 설득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본론 /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여러 개 제시했다면 명확히 구분하라.

본론을 쓸 때 놓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근거들이 명확히 구분되는지 여부이다. 주장하는 글을 쓸 때는 보통 세 가지의 근거를 제시하게 된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로 구분했다면 이 근거들은 상호 배타적이어야 설득적이고 논리적인 본론이 될 수 있다. 각 번호 뒤에 내가 정말로 새로운 내용을 이끌어내고 있는지, 다른 내용인 것처럼 썼으나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결론 / 지금까지의 내용을 토대로 내용을 발전시켜 마무리하라.

발표를 하거나 페이퍼를 쓸 때 "결론이 너무 약한데?"라는 피드백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나는 여태껏 결론을 지금까지 했던 말의 요약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수님들이 결론에서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읽기 좋게 정리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위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발견한 새로운 의문점이나 주장을 좀 더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발전된 논거로 느낌표를 찍는 것이 결론이었다.


페이퍼를 쓴다는 것은 생각을 머릿속에서 꺼내어 가치를 더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얼마나 납득 가능한 이야기를 하는지의 여부가 그 페이퍼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한 교수님은 나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과 페이퍼를 쓰는 것은 같은 작업이라고 하셨다. 성적은 결국 발표와 페이퍼로 결정되니, 논리적인 사고를 제대로 이해했을 때 내 성적도 한 단계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다.


'페이퍼 쓰기' 마침.

작가의 이전글 독일의 크리스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