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회사원이 맞지 않습니다." 라는 무언의 표지.
2020년 4월 1일, 바로 오늘 입사 후 두번째 팀장님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회사 내에서는 나름 인정도 많이 받고 내공이 엄청난 팀장님이며 인성이 좋아 팀원들도 정말로 좋아했던 분이신데.. 그가 우리를 불러놓고 이 소식을 전하며 말한 한 문단이 자꾸만 떠오른다.
회사원, 바람 앞 등불같은 존재잖아.
팀장님의 그 안쓰러운 말이, 내 귀에는 "당신은 회사원이랑 맞지 않습니다." 라고 들렸다.
그 말을 잊지않기위해 잘 나오지도 않는 펜으로 다이어리에는 바람 앞 등불이라고 꼭꼭 눌러썼다. 아직 3년차지만 회사를 다니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참 많이 생기지만 나는 3년동안 5-10년 사이에 겪을 수 있는 일들을 한번에 압축해서 경험한 느낌이다.
작년 10월에는 첫 팀장님이 권고사직 당하고, 4개월만에 또 현재 팀장님이 이동되고, 세번째 팀장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1년 코치도 아니고.. 3년동안 3번의 팀장님을 거쳐갔다.
내가 다음달 초 까지만 하게 되었어.
첫 팀장님이 권고사직 당할때 우리에게 했던 말이다. 참 미운 사람이었지만 너무나도 당황한 듯한 그녀의 얼굴이 안쓰러웠고 그날 난 다이어리에 회사원은 파리목숨. 이라고 썼다. 그날 '정말로 퇴사를 해야지.' 하고 결심했고 '오늘은 정말로 정말로 퇴사를 해야지.' 하고 결심했다.
사실 이직하고싶은 마음도 없고, 이 직업을 계속 이어가지 않고도 새로운 직업을 도전하기에도 젊은 나이라고 생각되어 계속 마음 속으로는 퇴사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4개월마다 거듭 <파리목숨>과 <바람 앞 등불: 풍전등화> 를 코 앞에서 보고 느꼈는데 난 어떤 표지와 계시를 더 기다려야할까? 참을 인도 세번인대 한번 더를 기다리다 퇴사해야하나? 그 세번째도 머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그 세번째가 코앞에 닥쳤을때 바로 이 모든걸 놓아버릴 수 있도록, 이제 정말로 움직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며 브런치 북을 게시해본다.
(물론 같은 상황을 보고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그 분 들은 지금도 다른 곳에서 일을 잘해나가고 있으니까. 나의 가슴으로 받아들여지고 느껴진 그분들의 모습은 나의 길, 내가 겪어야할 미래의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글을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