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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재 Apr 09. 2019

직장인 공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현실적인 차이

능력과 의지의 차이는 크지 않다

“직장 생활하면서 공부해봐야 어차피 실패해”

공부하는 직장인은 많지만 성공하는 직장인을 많지 않습니다.

제 주변을 보면, 의외로 회사를 다니며 조용하게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얼마 전에 대학원 졸업했어”, “이번에 토플 점수가 잘 나와서 유학 갈 수 있을 것 같아”, “세무사 2차 시험 간신히 합격했습니다”, “사실 공기업 시험 준비했거든요. 그쪽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와 같은 말을 종종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직장인 공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능력과 의지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장인이든 공부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직장생활 10년 정도 했으면 나이를 먹어서 기억력도 감퇴하였다고 느낍니다. 공부하기로 결심한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이미 의지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제가 회사를 다니며 공부하는 데 성공한 직장인들을 관찰한 결과 아래와 같은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1. 시작하는 타이밍의 차이


“9급 공무원 시험을 합격한 후 올해 초에 발령받아 다니면서 7급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야근도 많고 주말출근도 많아서 공부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유형 중 하나입니다. 시간 관리가 질문의 핵심인 것 같지만, 사실 공부를 시작하는 타이밍이 맞는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업무와 조직에 적응해야 합니다. 게다가 바쁜 부서에 배치가 되었다면 야근과 주말출근에 시달리게 되고 공부할 시간은 당연히 부족합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업무에 적응이 되고 다소 한가한 부서에 배치가 되었다면 공부할 여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공부를 시작하는 타이밍으로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시작한 것이 문제입니다. 가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점에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간신히 시간을 내서 괴롭게 공부하지만 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공부하기가 싫어집니다.


대부분의 경우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시점과 공부할 여건이 조성되는 시점은 반비례 관계입니다. 힘들고 바쁠 때 이직 등의 목적으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공부할 여건이 아닙니다. 반면, 업무가 편해지고 일찍 퇴근하게 되면 공부할 시간은 생기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직장인의 공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시점에 공부를 시작하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직장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부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공부 자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


“직장인이 무슨 공부야!”, “월급 꼬박꼬박 잘 들어오는데 공부할 필요 있어?”

이렇게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을 다니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외국어를 공부하는 직장인들도 있습니다. 그들 중 다수는 아주 조용하게 공부합니다.


몇 년 전 친한 친구와 식사를 하다가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 : 나 이번에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졸업했어.

나 : 너 대학원 다녔었어?

친구 : 아 내가 말 안 했었구나. 일하면서 공학 쪽 전공한 직원들과 대화가 어려워 다니기 시작했었어.


공부를 보는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첫째, 대학 입학 또는 취직을 위해 독서실에 앉아 하루 8시간 이상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 것

둘째, 시간 있을 때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알고 싶은 분야를 찾아보는 것


직장인이 성공적으로 공부하려면 두 번째 개념으로 공부를 대해야 합니다. 첫 번째 개념으로 생각하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고 공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만 커집니다.



3. 가능성을 대하는 자세의 차이


“어차피 안 될 것 같은데 공부해서 뭐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의 공부량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적은 공부량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학생 때보다 낮을 것입니다. 하지만, 낮은 가능성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제가 해군 장교로 복무할 때 동기 A가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업무에 바빠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험이 다가와도 이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번에는 포기하고 다음에 도전해보자’라고 생각하겠지만, A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출제될 것들을 무작정 암기해서 시험장에 갔다고 합니다. 물론 제대로 이해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간신히 그해 공인노무사 1차 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마침 2차 시험을 준비해야 할 때는 업무에 여유가 생겨 2차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직장인의 공부는 낮은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다른 동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동기 B는 텝스 접수가 990점 만점에 985점이었습니다. 이 정도 점수면 영어 강사를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B는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높은 점수를 받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B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점수가 나올 때까지 시험 보면 돼. 일단 해보면 점수가 오를 가능성은 있는 거잖나!”


학창 시절의 공부는 무조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의 공부는 잘하는 것보다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인의 공부는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그 가능성을 믿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단 끝까지 해보는 것입니다.


4. 시험과 실전을 구분하여 공부하는 차이


“이거 꼼수 아니에요? 저는 꼼수 안 쓰고 제대로 공부할래요.”

제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할 때, ‘부동산 세법’ 과목에 나오는 세율이 너무 많아 도저히 단기간에 암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보기 30분 전 기출문제에 나왔던 세율을 모두 암기한 후 암기한 숫자(세율)가 아니면 지문을 읽지 않고 모두 틀린 지문으로 처리했습니다.


이 방법을 들은 제 지인은 꼼수로 공부하면 시험에 합격하고 실력이 없으니 자신은 정석대로 공부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직장인의 경우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를 거부하고 정석적인 공부만을 고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직장인의 공부가 성공하려면 시험과 실전을 분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승진이나 유학을 위해 어학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어학시험공부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점수를 받습니다. 그 후, 전화영어 등을 통해 회화를 따로 연습합니다. TIME·CNN 필수 영단어, 통역 번역 기초 사전 등 업무와 관련된 단어집을 구매하여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공부합니다.


업무에서는 시험용 공부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실제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공부가 따로 필요합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합격하였다고 공인중개사로서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시험공부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합격만을 목표로 공부하고, 업무에 맞는 공부는 따로 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5. 돈과 기회에 대한 가치평가의 차이


“요즘 독서실 가격이 너무 비싸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어요”

직장인이 돈을 번다고 해도 한 달에 15∼20만 원 정도 하는 독서실 이용요금을 지출하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학원비도 그렇습니다. 요즘 100만 원이 넘는 온라인 강의들이 많습니다.


직장인의 공부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전력 질주해보는 승부사 기질이 필요합니다.


제가 국제재무분석사 레벨 3을 준비할 때, 공부시간이 부족해서 마지막 정리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담스러워도 요약정리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강의에서 찍어준 내용들이 많이 출제되어 간신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시험에서 탈락했다면 결국 국제재무분석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다음 해부터 업무가 바빠져 몇 년간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독서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도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나 시험에 가까워졌을 때는 항상 독서실에서 공부했습니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니 아까워서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직장인의 공부가 성공하려면 돈보다 기회를 아까워해야 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투자를 많이 해서 반드시 잡아야 성공적인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공부한 사람들을 보면, 학창 시절 얼마나 공부를 잘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인이면 누구든 시간이 부족하고, 기억력과 체력도 감퇴한 상태입니다. 얼마나 합리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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