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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보는 이유

by 이형재

먼저 시험을 보는 이유에 대해 간단히 써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이라면 어쩔 수 없이 많은 시험을 보아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시험이 자신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기회는 부족합니다.


저 역시도 학창생활에 학교내신(중간·기말고사), 수능준비에 열중하느라 시험의 가치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학시절 취직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였고 ‘크게 내세울 능력이 없는 사람이 가장 깔끔하게 직장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시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행정고시를 보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외국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편도 아니었고 언변이 좋다거나 특별한 능력이나 수상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깔끔하면서도 자신있게 내 실력을 보이면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행정고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은 많았지만 그 만큼 자신이 발전하게 되었고 특히 합격한 이후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위 ‘빽’을 전혀 쓰지 않은 내가 만든 결과물이었으니까요.


고시를 합격하면 더 이상 시험을 볼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이 된 이후 더 시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는 단순한 학문적 지식이 아닌 여러 분야의 지식과 능력을 요구하였고 그러한 전문성을 쌓는 방법으로 자격증 시험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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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지식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일은 할 수 있고 더 공부하지 않아도 직장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보장된 위치’라면 더욱 그런 생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에 대해 차근차근 하나씩 알아 나간다면 그 만큼 좋은 경쟁력도 없을 것입니다. 직장에서 경쟁력을 얻는 수단으로 자격증 시험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에 더 긴장해서 공부할 수 있고 합격한 이후에는 ‘내가 그 분야를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일하는 곳(조세심판원)에서도 높은 회계지식을 요구하는데 미국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부터는 저의 회계지식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적 능력을 보이는데 있어 시험합격보다 좋은 홍보수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의 가치를 올려주는 수단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시험공부가 창의력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창의력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하고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는 과정으로 시험을 활용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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