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이 아닌 동행학습의 중요성
주변의 후배나 친구를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지금 공부를 시작하면 너무 늦은 것은 않는지’였습니다. ‘늦은 공부’를 걱정하는 것과는 반대로 학창 시절에는 ‘자신이 선행학습을 한다’고 자랑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과연 공부에는 시기가 중요한 것일까요?
공부에는 늦음도 빠름도 없다
저의 중학생 시절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공부(선행학습)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이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학년에서 1∼3년 높은 과목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배워야 할 내용을 놓치고 선행학습을 한다면 기초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현재 학년에서 공부해야 할 것과 선행학습을 모두 소화하려면 공부량이 많아 지치기도 하고 지속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도 있습니다. 저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 ‘예습’을 하였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2개월 전부터 수학과 같은 어려운 과목을 예습하였고 학교에서 배울 때는 예습한 것을 최대한 이해하고 노력하였습니다. 그 후 문제를 풀어보면서 복습을 하여 학습효과를 최대로 높이려고 했습니다. 중학생 때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학습하지는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십 번 반복할 내용을 굳이 먼저 배울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어차피 좋은 대학이 목표라면 일찍 공부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학입시를 치르기 직전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무원 또는 자격증 시험에서 ‘지금 시작하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는지’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린 나이에 시험에 합격한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지만 늦은 나이에 합격하였다고 반드시 불리한 것도 아닙니다. 저와 함께 공무원 연수를 받은 동기 중에는 12살이 많은 분도 있었는데, 그분이 쌓은 경험이 조직생활에 도움이 되어 부처에서 승승장구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25년간 근무하다 60을 앞둔 나이에 서울시 9급 행정직 시험에 합격하고 책을 낸 분도 계십니다(권호진 저 '공무원 합격 자신만만 공부법'). 자신의 인생단계에 필요한 시험이라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통념과 비교하여 자신의 공부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인생단계에서의 공부입니다. 인생계획에 맞추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현재 상황과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파악한 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선행학습이 아닌 인생계획에 맞는 시험 준비(동행학습)가 필요합니다.
동행학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의 경험상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마음(마인드셋), 활기차게 공부할 수 있는 건강함(체력), 학습에 맞는 생활을 관리할 줄 아는 자세(습관)를 갖추어야 필요할 때 공부를 잘할 수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이 보는 미래세대는 평생 3개의 분야에서 5개 이상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평생 공부 시대입니다. 조금 더 먼저 지식을 아는 것보다 나의 삶에서 공부가 필요할 때 잘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진정한 능력’입니다.
공부에는 늦음도 빠름도 없습니다. 인생계획과 함께 할 수 있는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