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아무리 바빠도 공부할 수 있다
사금(砂金)을 모아 금덩어리를 만드는 기술
직장인은 바쁘고 시간이 부족합니다. 2018년 3월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9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1.3%가 정시에 퇴근하지 못하고 평균 73분 퇴근시간을 넘겨 사무실에 머문다고 답하였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야근을 많이 해야 하는 기간이 있고 업무가 몰리는 연차나 직급이 있습니다.
과연 바쁜 업무환경에서도 자기계발이 가능할까요? 제 경험상 가능합니다. 물론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아주 큰 성과를 얻기는 어려울 수는 있어도 ‘쌓일수록 커지는 발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제가 장관 수행비서를 하며 사이버 대학에서 12학점을 수강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바쁜 시기에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직장인, 아무리 바빠도 공부할 수 있다
- 사금(砂金)을 모아 금덩어리를 만드는 기술 -
1. 업무환경을 먼저 분석해본다
바쁜 기간이라 하여도 업무 중에 대기시간이 생기기도 하고 쉬는 날도 있습니다. 장관 수행비서는 중앙부처에서 가장 바쁜 자리 중 하나입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밤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주말을 온전히 쉬기 어렵습니다. 휴가도 거의 없고 갑자기 일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해 항상 대기해야 하며 휴일에도 여러 곳에서 연락이 많이 오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아래의 사항을 고려하여 업무환경을 분석해보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① 업무의 성격 : 주로 근무하는 시간대, 근무장소의 위치 및 이동 여부 등
장관 수행비서의 경우 여기저기 이동하거나 하루 종일 외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이 옵니다. 자주 이동해서 공부할 책을 항상 구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시로 책을 보는 것보다 한 번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방식이 유리할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② 가용시간 : 한 주 동안 공부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
수행비서의 업무 특성상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한 주에 조금씩 진도를 나가는 방식으로 3∼4시간 정도만 공부하는 것으로 계획합니다.
③ 공부시점 :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대 파악
적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공부하려면 높은 집중력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장관 수행비서의 경우에도 토요일 오전 시간대는 비교적 조용합니다. 그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2. 상황에 가장 적합한 목표를 선택한다
업무환경을 파악한 후 이에 적합한 목표를 설정합니다. 아래와 같은 의사결정 순서로 공부할 목표를 정합니다.
① 최종 목표를 정한다
자격증 취득과 같이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정합니다. 저의 경우 미국 회계사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②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을 나열해본다
미국 회계사 시험 응시 요건 중 하나는 학점 취득입니다. 제가 취득한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경영학 24학점, 회계학 24학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강의도 들어야 하고 관련 문제집도 풀어보아야 합니다. 이후 미국 영토로 가서 시험을 응시해야 합니다.
③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준비한다
시험을 준비하기 전 부족한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사이버 대학에서 부족한 학점(회계학 12학점)을 수강하기로 하였습니다. 학점 취득을 선택한 이유는 조금씩 진도를 나가는 방식으로 한 주에 3∼4시간 정도만 공부해도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업무환경에서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3. 가성비가 좋은 공부를 한다
바쁜 업무여건에서는 가성비가 좋은 방식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짧고 굵게 공부해야 합니다.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학습내용을 머릿속에 넣는 방식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① 아침 시간대가 가장 집중력이 높다
뇌가 가장 잘 움직이는 시간대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전 10시까지라고 합니다(이케다 요시히로 저 ‘뇌에 맡기는 공부법’에서 인용). 저는 비교적 업무가 조용한 토요일 오전 시간대에 3시간을 집중해서 공부하기로 계획하였습니다.
② 간단히 아침을 먹으며 공부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할 경우 집중력 향상, 학업 향상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아침을 먹은 후 공부할 시간은 없습니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며 공부를 시작합니다.
③ 집중이 잘되는 장소를 찾아 규칙적으로 공부한다
2012년 미국 시카고대학 소비자 연구저널에서 50∼70 데시벨(dB)의 소음은 완벽하게 조용한 상태보다 집중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저는 다소 조용한 토요일 오전의 카페에서 공부했습니다. 동일한 자리에 앉아 비슷한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공부하여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④ 설명하듯 풀어서 필기한다
보는 횟수를 최대한 줄여서 공부하려면 필기를 잘해 두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듯 풀어서 필기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필기를 하면서 공부한 내용 중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쉽고 나중에 읽어도 이해가 잘 됩니다.
⑤ 당일 저녁에 30분간 정리한다
저녁에는 오전에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전에 필기한 내용 위주로 공부한 내용을 다시 보며 정리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잠자기 직전에 공부한 내용이 낮에 공부한 내용보다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합니다.
⑥ 다시 공부할 때까지는 업무에만 집중한다
바쁜 시즌에는 토요일 3∼4시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다른 날에는 공부를 잊는 것이 좋습니다.
4. 이후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한다
그 당시 저는 2013년 2학기에 12학점(과목 : 정부회계, 소득세 회계, 법인세 회계, 미국 회계감사)을 수강해서 전 과목 A+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미국 회계사 시험 응시에서 요구하는 학점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른 공부를 시작합니다. 항상 업무가 바쁜 것은 아닙니다. 여유가 생기게 되면 바빠서 하지 못했던 공부를 시작합니다. 바쁠 때 달성한 작은 목표들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간은 금이고 바쁜 시간 중에 만든 적은 시간은 사금입니다. 사금도 금이고 모이면 금덩어리가 됩니다. 사금을 금덩어리로 만드는 기술로 바쁜 직장인도 ‘쌓일수록 커지는 발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