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좋은 대학, 취업, 승진, 퇴사를 위해 ‘자기계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017년 11월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682명을 대상으로 ‘자기계발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9.2%가 현재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답하였고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한 달 평균 23만 1천 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출간되고 있고 새로운 자격증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하면 들어볼 강의, 읽어볼 책들도 무수히 많습니다.
자기계발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합니다. 미니멀리즘이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으로 최근 생활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계발도 무턱대고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가지계발을 버리는 7가지 방법
- 자기계발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
우리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취직 준비(또는 자격증 공부) 등의 과정을 거치며 수십 년간 공부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새벽에 학교에 가서 어두워진 밤에 귀가하는 생활을 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해서 대학을 가고 힘들게 취업준비까지 했지만 여전히 ‘자기계발의 꼬리표’가 붙는 것이 현실입니다.
왜 우리는 자기계발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일까요?
애초에 목표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너무 높은 목표를 제시하며 우리의 부족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자기계발을 독려합니다. 더 풍족하게 사는 사람, 더 지위가 높은 사람, 더 똑똑한 사람을 ‘성공한 사람’으로 간주하며 더 높은 목표를 강요합니다.
목표를 계속 상향시키며 부족한 점을 강조한다면 평생 쫓기듯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습니다. 평생 부족하고 ‘계발되어야 하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자기계발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학창 시절 부모님이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잘하며 예쁘고 잘 생긴 친구(소위 ‘엄친아’ 또는 ‘엄친딸’)와 저를 비교합니다. 그 친구가 부러워지고 나의 부족함을 느낍니다.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어 더 열심히 공부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가 외제차를 타고 비싼 양복을 입고 동창회에 왔습니다. 주변에서 그 친구를 부러워합니다. 나도 부러워집니다. 내가 가진 재산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재테크에 관심을 가집니다. ‘더 높은 성공이라는 지향점’을 바꾸지 않는 이상 자기계발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지향점을 바꾼다는 것은 내가 소유한 물건을 버리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면 다시 새로운 목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 반에서 1등을 하면 다시 전교 1등이라는 목표를 세우게 되고, 전교 1등을 하면 다음 시험의 전교 1등 또는 일류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대학을 가면 취업을 해야 하고 취업을 하면 승진을 해야 하고 승진을 하면 퇴사 후를 걱정해야 합니다. 계속 목표를 높이는 삶을 살다 보면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된다는 불안감’이 나도 모르게 생깁니다. 자기계발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기계발을 할지 선을 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 경험상 어차피 많은 자격증을 딴다고 다 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명분을 채우기 위한 공부를 해서는 안 됩니다. ‘대학을 나왔으니 대학원은 나와야지’, ‘60점만 받아도 합격이지만 100점을 받아서 내가 똑똑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겠어’와 같은 생각은 굳이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자기계발을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중요한 가치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결혼한 직장인이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원을 다니기로 결심합니다. 석사 학위는 받아야 꽤나 공부한 사람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야간에 대학원을 가게 되니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많아집니다. 대학원에 가야 하는 날 업무가 밀리면 같은 팀 동료에서 일을 맡기게 됩니다. 직장 내 평판이 점점 안 좋아집니다. 집에서는 가정에 소홀하다고 배우자와 아이가 섭섭해합니다. 대학원을 다니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현재 석사학위가 직장과 가정보다 중요한 가치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나 더 발전하겠다고 지금 가지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가치를 잘 구분해서 현재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목표는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학창 시절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대통령, 판사, 의사와 같이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을 적었습니다. 어떤 학생이 ‘가정적인 아버지’를 장래희망으로 적으면 선생님이 제대로 적으라며 혼을 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대통령, 판사, 의사가 될 수는 없고 장래의 내 모습은 하나의 ‘직업’으로 결정될 수도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모습을 장래희망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하며 나 자신을 사회의 기준에 맞게 성장시킬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회의 성공 기준이라는 ‘궤도’에서 이탈할 시점을 찾아야 합니다. 사회의 성공 기준을 평생 쫓아 일과 공부만 하다가 다른 모든 가치를 놓치는 삶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부모님께 독립해서 나의 생활영역을 구축하듯이 사회의 성공 가치에서 독립하여 나의 성공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의 성공 기준을 만들 때 인생에서 필요한 것들이 아니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영어 발음이 조금 떨어지면 어때?’, ‘석사학위를 받지 않으면 어때?’, ‘운동을 조금 못하면 어때?’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유학을 가거나 미국에 거주한 경험이 없어 영어 발음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대학원을 다녀본 적도 없습니다. 모든 운동을 못합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효율적인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과 미래에 필요할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승진시험과 같이 당장 반드시 해야 할 것은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미래에 필요한 것은 현재 중요한 가치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해야 합니다. 영어공부를 목표로 하였다면 출퇴근 시간에 매일 조금씩 공부를 하며 실력을 쌓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면 관련 과목을 조금씩 공부하다가 여유가 생겼을 때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합니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고 미래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모두 버리십시오. 그러한 것들은 그저 ‘남들이 공부해두면 좋다고 한 것’이거나 ‘막연히 하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돈을 잘 벌고 출세하는 방법이 미래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고시 합격만 하면 높은 자리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여 좋은 외국대학에 유학을 다녀오고 고위직 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공공기관장이나 관련 업계의 높은 자리로 이직하였습니다. 앞으로는 고시 합격으로 그러한 삶을 꿈꾸긴 어렵습니다.
현재 각광받는 직업이 미래에는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좋은 스펙이 미래에도 좋을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가성비가 높은 자기계발을 할 수 없습니다. 미래에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는 경쟁이 높지 않은 자격증을 공부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따면서 장래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현재 인기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경쟁이 치열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자기계발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성공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을 사는 이유가 공부를 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필요한 것만 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하되 자기계발의 과정 자체를 즐기며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계발을 즐기는 방법은 성장하는 그 순간을 즐겁게 느끼는 것입니다. 시험공부를 하는 과정은 매우 긴장되고 고통스럽습니다. 반면 아무런 목표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삶은 몸이 편할 수는 있어도 행복한 순간이라 느낄 수 없습니다. 긴장되고 힘들더라도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