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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재 May 07. 2018

학습단계별 공부 속도를 높이는 방법

시험공부에는 속도가 생명이다

평생 자기계발을 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학습 속도를 높여 목표했던 시험을 빨리 합격하고 '수험생이라는 지위'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준비기간이 길수록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0년을 공부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1년을 공부하고 한 번에 합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히려 준비기간이 길어질수록 공부가 지겨워지고 지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효율로 빠른 기간에 공부하는 것이 합격할 확률도 높습니다. 여기에서는 학습단계별 공부 속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1. 처음 책을 볼 때(모르는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     


1) 무엇을 목표로 할지 정하라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전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할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보면 투입한 시간 대비 기억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는 경우 책의 모든 문장을 동일한 강도로 읽으면 시간 대비 학습효율이 매우 떨어집니다.      


처음 책을 읽을 때의 목표는 시험에서 요구하는 핵심 내용을 일정 수준(50∼70% 이상) 이해하는 것입니다. 오늘 해야 할 양과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을 정한 후 ‘핵심 내용을 이해하겠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모든 문장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에서 수요곡선을 공부한다면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① 수요의 법칙과 그 예외, ② 수요곡선의 변화 요인, ③ 개별수요와 시장 수요의 관계 등입니다.     


특히 오늘 공부할 양을 정했다면 끝까지 다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읽는 도중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일단 넘깁니다.      


2) 목차를 보고 위치를 파악하자     


현재 내가 어디를 공부하고 있는지를 알면 이해가 되지 않던 단락이 대략적으로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권의 책에는 전반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문장 하나가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흐름 속에서 파악해보면 대충 어떤 말을 하려고 했을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저자의 주장은 과연 타당한가(소목차)

(중략)

지식의 오류가 있다는 것은 사실에 반(反)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것은 저자의 지식 부족에 의하는 것이겠지만 원인은 그것만이 아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저자는 사실에 반하는 것, 있을 것 같지도 않은 것을 진실이라 하거나 크게 있을 수 있다고 상정(想定)하고 있는 것이다. 가지고 있지도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점은 저자의 결론에 관계되는 경우에 한해서 지적하면 충분하다.(모티머 J. 애들러 저, ‘독서의 기술’에서 발췌)     



상기 문단을 읽으면 문장이 상당히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문단은 소목차인 ‘저자의 주장은 과연 타당한가’라는 소목차를 설명하는 단락으로서 소목차를 보면 저자의 주장을 판단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 중 하나인 것으로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합니다.     


3) 지금 이해가 되는 내용을 우선 파악해라     


보통 자신이 아는 것과 연관이 있는 부분은 이해하기가 편하고 처음 보거나 생소한 내용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기억(이미 이해한 것들)과 연결하면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다소 어려운 내용을 공부한다면 내가 아는 지식과 연결되는 부분부터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저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 서양 윤리 파트가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동양 윤리만큼 친숙하지도 않았고 그 내용도 철학적이어서 잘 와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조금 편하게 이해가 되는 ‘공리주의’부터 먼저 공부한 후 동시대의 사상인 ‘이상주의’를 공부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입장 대립이 잘 되어 명시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상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 친숙한 학자들인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등에 대한 사상을 공부한 후 전체적인 흐름을 이어보려고 했습니다.  

    

자신과 친숙한 부분부터 이해하고 점차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좀 더 편하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모르는지를 기억해 두었다가 반복하는 과정에서 채워나갑니다.  

   

4) 무리하지 마라     


읽는 것이 힘들어지면 그 단락을 일단 넘기고 다음 단락부터 읽는 것도 좋습니다. 무리하게 반복하면 하루의 목표량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가 찝찝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해가 안 된 부분이 시험에 반드시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만약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할지라도 막판에 외우면 됩니다. 처음부터 모두 암기하겠다고 무리하면 전체 공부계획이 망가지거나 빨리 지칠 수도 있습니다.      



2. 학습한 내용을 반복할 때(한 번 본 내용을 체화시키는 단계)     


1) 문제를 풀어 포인트를 잡는다     


한 번 책을 읽은 후 두 번째 공부할 때부터는 정확하게 암기하고 머릿속에 남길 것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머리에 새기는 작업’이라고 부릅니다. ① 어떤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② 어떤 단어나 문장을 암기해야 하며 ③ 계산문제 또는 응용문제는 어디서 출제되는지를 알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한 학문의 지식 중 시험에 필요한 것만을 추려내서 머리에 각인시키는 과정입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필요한 내용을 추려내는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2) 이해할 것과 암기할 것을 구분한다     


‘이해한 후 넘길 부분’과 ‘암기해야 할 부분’을 구분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암기할 부분은 책에 연필로 표시를 해두어도 좋고 따로 적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① 이해할 내용은 ‘수식의 도출과정, 부연설명이나 예시 부분, 내용을 이해했으면 상식으로 풀 수 있는 내용’이고

② 암기할 내용은 ‘공식, 핵심지문, 숫자 등 변형되어 출제될 부분’입니다.     


둘을 구분한 후 이해할 것은 가볍게 보고 넘기고 암기할 것은 빠르게 정리하거나 체크 표시를 해 둡니다.      


3) 반복하면 이해가 된다     


반복을 하면 할수록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다른 지식이나 전체적인 문맥을 통해 보이게 됩니다. 이해가 되지 않았던 영역들이 머릿속에 들어오면서 읽기 싫었던 부분도 읽어보고 싶게 됩니다. 한 번 읽으면 그 과목의 전체적인 흐름을 알게 되고 점점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이때 목차를 자주 반복해서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날 공부한 내용을 저녁에 소목차를 중심으로 가볍게 읽으면 공부한 내용이 상기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넣을 수 없습니다. 책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그 과목의 내용을 담을 수 있는 뇌의 그릇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머릿속에 남길 것을 찾아야 한다



3. 빠른 암기방법     


1) 조사, 접속사, 당연한 내용은 제외해라     


조사, 접속사와 같은 핵심 내용이 아닌 부분까지 암기할 시간은 없습니다. 실제 뇌가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어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암기해야 합니다. 필요한 것만 추려내야 속도감 있게 암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정부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시장임대료보다 낮다면 임대료 차액만큼 임차가구에게 주거비를 보조하는 효과가 있다(공인중개사 제18회 기출).      


상기 문장에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이라는 말은 당연한 말이므로 빨리 넘깁니다. ‘임대주택 시장가보다 낮은 경우 차액은 보조효과’로 줄여서 기억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2) ‘무엇은 무엇이다로 외워라     


객관식 시험의 문장은 ‘무엇은 무엇이다’의 형태로 출제됩니다. 복잡한 내용이 있더라도 ‘무엇은 무엇이다’의 형태로 바꾸어 암기해두어야 시험에서 응용하기가 편합니.      


예를 들어 봅시다.  장기전세주택이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 토지주택공사 또는 지방공사가 임대할 목적으로 건설 또는 매입하는 주택으로서 20년의 범위에서 전세계약 방식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상기 문장은 ‘장기전세주택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 토지주택공사 또는 지방공사의 임대목적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년 범위다’로 잘라서 암기해야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장기전세주택이므로 당연히 전세계약방식의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전세계약 방식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는 부분은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3) 절반만 암기하라     


어떤 요인이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한 가지 방향만 확인하고 다른 방향은 그 반대이므로 따로 암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에서 '대체재의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암기하는 경우 '대체재의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수요가 감소한다는 사'은 굳이 따로 암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4. 문제를 빨리 푸는 방법     


1) ‘주소 찾기’가 중요하다     


문제를 빨리 풀려면 먼저 어디서 출제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느 단원에서 출제되었는지를 알고 관련된 공식이나 핵심 내용을 떠올려야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습니다.     


2) 핵심 특징만 암기하면 추정이 가능하다     


핵심 특징을 떠올렸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유추하여 문제를 풀어봅니다. 핵심적인 특징만 암기해도 나머지를 상식선에서 유추하면 의외로 쉽게 문제의 해답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문제) 강 상류에 위치한 기업 A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고 강 하류에서는 어민 B가 어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 A는 자사의 오염배출이 어민 B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사회적 최적 수준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100톤이라고 가정할 때, 옳지 않은 것은?(2013년 국가직 7급 경제학 기출문제)

① 현재 기업 A의 오염물질 배출량은 100톤보다 많다.

② 기업 A에게 적절한 피구세를 부과함으로써 사회적 최적 수준의 오염물질 배출량 달성이 가능하다.

③ 오염배출 문제는 기업 A와 어민 B의 협상을 통해서 해결 가능하며 이러한 경우 보상을 위한 필요자금 없이도 가능하다.

④ 강 하류 어민이 많을수록 협상을 통한 오염배출 문제의 해결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상기 문제에서 기업 A의 오염물질 배출이 어민 B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면 외부효과(외부 불경제)를 떠올려야 합니다. 외부효과에서 출제되었다는 주소만 확인해도 어느 정도 출제의도를 파악한 것입니다.      


※ 외부효과란 한 사람(기업 A)의 행위가 제3자(어민 B)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     


각 보기를 분석해보면 ① 오염물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배출하고 있다면 당연히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더 배출하고 있을 것이고, ④ 협상 당사자가 많으면 보상 등의 협의가 어려우며, ③ 기업은 오염물질 배출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정답 ③번). 핵심 특징인 외부효과만 암기하고 있어도 나머지를 상식선에서 유추하여 문제를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공부 속도를 높여야 효율적으로 합격할 수 있다

5. 속도를 방해하는 요인들     


1) 완벽주의의 착각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읽으면 책의 내용이 대략적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 처음 읽을 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천천히 꼼꼼하게 읽으면 제대로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며 공부를 합니다.      


특히, 교과서를 읽을 때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모두 숙지해야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꼼꼼하게 읽습니다. 읽었던 부분이 이해가 잘 안 되면 몇 번이고 다시 읽어서 그 내용을 이해한 후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완벽주의에 대한 제약조건을 정해두고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세 번 이상 읽었는데 머리에 의미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 일단 그 문장은 넘겨야 합니다. 단락별로 시간제한을 정해두고 ‘그 시간까지 다 읽지 못했으면 일단 그 페이지는 넘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는 것도 좋습니다.      


2) 찝찝함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마음’,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덮을 때의 찝찝함’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떨치기 위해 문장을 반복하여 읽을수록 진도가 밀리면서 미궁 속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시험은 장기전이고 오늘 하루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찝찝한 느낌을 내일의 긴장감으로 순화시켜 하루하루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차피 오늘 반복해서 본다고 완전히 이해를 한다는 보장이 없고 이해를 했다고 하더라도 시험볼 때까지 기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3) 남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시험을 앞두고 다른 사람보다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나 자신’, ‘공부한 내용을 잘 모르는 나 자신’과 마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투입에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과서를 다 읽고 문제집을 다 풀어 보았다고 해서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시험 당일 합격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공부하는 과정에서 좀 더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려면 꾸준함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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