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시험’이라는 시스템의 특성상 1등과 꼴찌가 있고 정원 미달이 되지 않는 이상 합격자가 있으면 불합격자가 있습니다. 누구나 ‘내가 1등 또는 합격자’이고 싶겠지만, 현실에서 항상 그렇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시험에 탈락하거나, 모의고사에서 점수가 떨어지면 기분이 불쾌한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한 번의 실패에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험 실패에 좌절하지 않아도 되는 3가지 이유
- 실패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
저의 지인 중에 사법시험, 미국 변호사 시험, 한국 공인회계사 시험, 미국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신 분이 있습니다. 제가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저 시험에 다 합격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니 그분은 “합격한 시험보다 탈락한 시험이 훨씬 많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 대답을 들으니 제가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수많은 실패와 좌절 없이는 합격할 수 없다’는 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취업시험, 공무원 시험 등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시험의 경쟁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3대 1, 5대 1 정도가 아닌 50대 1, 100대 1 또는 그 이상입니다. 경쟁률이 100대 1이라면 100명 중 1명만이 합격하는 것입니다. 탈락하는 사람이 99명입니다. 합격하는 것이 매우 특별한 상황입니다.
경쟁률이 높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잘 본시험'보다 '못 본시험'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제가 본 모두 시험을 통틀어 생각해 보면 성적이 좋았던 시험보다 그렇지 못한 시험이 더 많았습니다. 제가 아는 공부 잘하는 분들도 대부분 그랬습니다.
시험에 탈락하거나 점수가 떨어진 것을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많은 좋은 책과 명언들에서 ‘실패는 성공의 과정’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시험 점수가 떨어지면 부끄러워하고 탈락에 좌절하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실패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른들로부터 결과물을 요구받습니다. 명절에 친척 어른들은 ‘학교에서 몇 등 하는지’를 물어봅니다. 우리의 어른과 교육 체계는 철저히 성적이라는 결과물에 따라 판단하고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벌을 주며 혼을 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당연히 실패에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많은 명언보다 대중 매체에서 소개하는 성공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그 성공담에 실패의 과정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매우 작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실패를 ‘성공을 위한 과정’ 정도로 소개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내가 겪는 실패는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실패’는 ‘현재의 좌절과 나의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치부될 뿐입니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은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 많은 학생들이 시험 점수가 떨어지면 성적표를 숨기고 성적을 친구들에게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참고서를 산다고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다른 곳(게임 또는 군것질)에 돈을 쓴 것’은 부모님을 성공적으로 속이고 이뤄낸 성과 인양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우리는 ‘실패라는 결과물’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기 위해 지켜야 할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사실 살면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시험은 몇 개 없습니다. 대학입시, 취직시험, 자격증 시험 등 몇 개의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됩니다. 공무원 시험의 경우 1년에 여러 번 시험이 있고 그중 한 번만 합격해도 공무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여러 번 실패를 하는 것이고 그 실패에 자신의 감정을 크게 소모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결정적인 한 번의 시험만 좋은 결과를 얻어내면 됩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간·기말고사 또는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기분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특히 열심히 공부한 경우에는 더욱 좌절감을 느낍니다. 이는 무기력감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감정이 예민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진 성적에 대한 결과’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안 좋은 감정’만이 남아 나를 괴롭히게 됩니다.
중간·기말고사 또는 모의고사는 한 번 보는 시험이 아닙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 보아야 할 시험입니다. 다른 시험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 시험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몇 달 후에 다른 시험이 예정되어 있거나 내년에 동일한 시험이 있습니다. 기회는 계속 있습니다.
‘안 좋은 시험 결과’와 ‘좌절감’을 분리시켜야 합니다. 시험 결과는 결과대로 왜 좋지 않았는지를 분석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른 좋지 않은 감정은 스스로 추슬러 나가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준비를 많이 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나쁜 성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그런 날도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모든 시험에서 완벽하게 좋은 점수를 받고 싶겠지만 때로는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도 언제나 좋은 결과를 받은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종 시험에 합격하였을 뿐이지 그 과정은 항상 굴곡이 있었습니다.
시험 준비 과정에서는 전반적인 경향성이 중요합니다. 한두 번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 실력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지, 나의 체력과 컨디션은 잘 유지되고 있는지, 계획대로 공부가 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잠깐의 좌절은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보고 난 후 느끼는 감정은 ‘조금만 더 준비할 시간이 있었더라면’이라는 후회감입니다. 저도 대부분의 시험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준비할수록 점점 그런 감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행정고시를 준비할 때 시험 보기 1개월 전에 모든 내용을 완전히 숙지할 수 있도록 공부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계획을 수립한 이유는 아무리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해도 항상 계획보다 진도가 밀리는 실패의 경험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행정고시 공부는 계획보다 2주가 밀렸습니다. 한 달을 넉넉하게 잡았으니 밀린 2주를 고려하더라도 약 2주 정도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험 전전날에 최종 공부를 마무리하였습니다. 항상 시험 전날이 되면 ‘하루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계획을 잡고 공부를 하면 상당히 흡족하게 공부하고 시험장에 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패가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 연습과정에서 실패의 요인을 흡수한 것입니다.
시험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사람은 최대한 완벽하게 문제를 읽고 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서울대를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제 지인 중에서는 대학교 중간·기말고사를 볼 때 자신이 쓴 답안을 3∼5번 이상 다시 확인하고 제출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답안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 빨리 시험문제를 풀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시험에 탈락했을 때 좌절감이 생기는 요인 중 하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거나 합격했을 때’입니다.
합격자들이 탈락한 사람보다 더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봐도 내가 더 열심히 했어’, ‘합격한 OO은 진짜 많이 노는 것을 내 눈으로 봤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아주 운이 좋게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저도 그 주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한 경험도 많았습니다. 내가 모르는 많은 실패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를 부끄러워하고 숨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나만 실패하는 것 같지만 대부분 실패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시험에 합격하였지만 그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때로는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실패의 기억이 많습니다.
뼈저린 실패를 통해 더 큰 성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합격하고 싶다면 실패부터 해 보십시오. 여러 번 합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한 번의 성공이면 충분합니다. 실패를 잘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아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