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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재 Jun 25. 2018

열심히 공부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노력과 시험 합격의 상관관계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시험에 합격하지 못할까요?”입니다.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공부를 오랫동안 열심히 공부하였고 합격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질문을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노력과 합격의 상관관계에 대한 냉혹한 진실’을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에서는 열심히 했는데 합격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열심히 공부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 노력과 시험 합격의 상관관계 -


1. 단순히 열심히만 하면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틀렸다     


노력했다고 반드시 시험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노력하지 않으면 합격 언저리에도 갈 수 없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 자체가 합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왜 어른 또는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면 합격할 거야. 열심히 공부해”라고 말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일단 열심히 공부하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학생 또는 자녀에게 “열심히 공부해라. 물론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란다. 일단 열심히 하면 합격할 확률은 조금 상승할 거야.”라고 말한다면 별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잘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공부할 맛’이 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실제 열심히 해서 합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경쟁률이 높은 시험 구조상 노력한 모든 사람이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가고 싶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 공무원 시험, 인기 있는 각종 자격증 시험의 경쟁률은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많은 수험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커트라인 주변의 점수를 받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고 이 중 일부만이 합격통지를 받게 됩니다. 즉, 노력한 사람 중 다수는 합격을 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2017년 국가직 7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일반행정직렬)의 합격선은 82.5점이고 80점 이상 점수를 받은 응시생은 483명이었습니다. 최종 합격인원이 257명임을 고려했을 때 선발인원의 2배 정도가 합격 커트라인 주변에 있고 이중 절반은 탈락한 것입니다.     


단순히 열심히만 해서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노력이 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2. 아는 지식이 늘어난다고 합격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책을 보았는데 왜 합격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합니다. 아는 지식이 많으면 시험을 잘 볼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더 많이 공부한다고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① 시험의 본질적 특성상 물어볼 수 있는 내용은 한정되어 있고 어느 정도 지식이 축적된 후 공부하는 것들이 반드시 점수로 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내가 잘 아는 내용이라도 시험에 나오지 않으면 점수와는 무관한 지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5급 공채 2차 주관식 시험은 한 과목당 3∼4문제가 출제됩니다. 이번에 출제되지 않은 부분은 득점과 무관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디에서 출제될지 모르기 때문에 전 범위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험을 잘 보려면 잘하는 부분을 아주 잘 하게 하는 것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방식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사람들의 학습습관을 보면 시험에 빈출 되지 않는 부분을 중요하다고 임의로 판단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인트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한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충분히 열심히 했는데 시험에서 그 부분이 나오지 않으니 점수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나의 판단으로는 중요한 부분인데 출제되지 않으니 시험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학자로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시험은 기출문제를 통해 어느 범위를 어떤 방식으로 출제하는지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시험(예를 들어 국제재무분석사)은 커리큘럼 북을 제공하여 공부해야 할 내용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에 근거하여 중요도를 판단하고 전 범위를 균형 있게 공부해야 합니다.      


수험생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맞히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쉬운 문제에서 실수를 합니다. 결국 어려운 문제를 간신히 하나 맞히고 쉬운 문제에서 하나를 틀려 결국 점수가 정체됩니다.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이런 실수를 할 가능성은 의외로 높습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한두 개 정도는 나오는 경우가 많고 시험 날이 다가올수록 모르는 문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점점 어렵고 지엽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게 됩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 이런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공부한 내용들은 충분히 시험장에서 맞힐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제 경험상 실수 없이 아는 내용을 모두 제대로 정답을 적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문제를 제대로 읽고 실수 없이 답을 적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본시험’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3. 모의고사와 실제 시험은 질적으로 다르다     


모의고사에서 일관되게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점수가 잘 안 나와 억울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모의고사와 실제 시험은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모의고사는 학원강사나 문제집을 만드는 회사의 연구진들이 만들지만, 실제 시험은 대학교수, 관련 업계의 실무자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의고사는 과거 기출문제를 기반으로 변형하기 때문에 기존 출제방식에 익숙해진 수험생일수록 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입시에서 재수, 삼수를 하면 할수록 모의고사 성적은 어느 정도 향상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새로운 유형과 전혀 보지 못했던 내용이 출제되기도 합니다. 어떤 새로운 문제가 개발될지는 누구도 사전에 알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분야를 전공한 사람이 출제위원으로 들어가는 경우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이 과다하게 편중되어 출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도저히 사전에 수가 없는 경우입니다.     


특히, 족집게 과외를 많이 한 경우 모의고사와 실제 시험에서의 득점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족집게 과외도 과거의 경향에 맞추어 예상을 하다 보니 모의고사에서는 상당히 높은 적중률을 기록하여 당장 점수가 오르지만, 실제 시험에서도 그러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준비할 때는 기본개념과 전체적인 체계를 중심으로 학습해야 합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경우에 시험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꼼꼼하게 읽고 기본개념을 중심으로 풀어보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출제자들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 난이도를 크게 높이지는 않습니다. 최대한 기본개념을 통해 풀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서 난이도가 높게 출제된다면 아마 당락을 좌우하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때는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고 다른 문제에서 실수가 없도록 좀 더 노력해야 합니다.      


모의고사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부는 실력이 향상되는 경향성이 중요한 만큼 꾸준히 그리고 끝까지 해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시험은 열심히 공부한 것만을 측정하지는 않는다

4. 시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모의고사 성적으로 실제 당락여부를 얼마나 예측할 수 있을까요?     


제가 행정고시를 공부할 때 모의고사 성적이 정말 잘 나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도 그 친구는 합격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저도 ‘내가 떨어질 수는 있어도 그 친구는 합격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 과목에서 성적이 우수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해 시험에서 그 친구는 탈락하고 저는 합격을 했습니다. 그 친구도 충격을 받았는지 두 달간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다음 해 시험에 합격을 했지만, 시험 결과는 정말 그 누구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도 그때 왜 탈락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경험상 저는 10회 이상 모의고사를 보았을 때 대부분 커트라인 점수를 넘기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다면 실제 시험에서의 합격 확률은 60∼70% 정도로, 모의고사에서 거의 매번 1등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합격 확률이 90% 정도인 것으로 판단합니다. 아무리 잘 보아도 탈락할 확률은 언제나 있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꾸준히 잘 나온다고 하더라도 합격할 확률이 조금 높아질 수는 있어도 반드시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끝까지 조심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5. 시험은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볼 당시의 지식, 순발 컨디션을 측정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험은 노력과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시험 당일 머릿속에 있는 지식, 시험장에서의 판단력과 순발력, 긴장감을 관리하는 능력, 컨디션, 운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시험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마치 꾸준히 노력만 하면 시험 점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시험 당일에는 긴장감이 심하고 지친 상태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시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를 제외 모든 요소를 관리해야 합니다.


공부에 대한 노력 이외의 요소에서 당락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시험이 임박할수록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과 공부 외적인 요소를 관리하는 시간의 비중을 7:3 정도로 배분하여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책만 열심히 본다고 반드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컨디션과 불안감 관리 등을 병행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투지도 필요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시험은 열심히 공부한 것을 측정하지는 않습니다. 시험 점수라는 결과물에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며 '그에 맞는 노력'을 해야 '합격이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https://goo.gl/7qnU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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