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없이 10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 고관여 브랜드 '리슬' 이야기
리슬, 연예인 협찬료로
얼마나 쓰나요?
최근 라이브 커머스와 결합한 토크쇼에서 한 시청자 분이 "리슬은 연예인 협찬료로 얼마나 쓰나요?"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생활한복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BTS, 마마무, 유재석, 청하님 등 세계적인 셀럽이 착용해 주셨으며 해마다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으니 소진하는 마케팅 예산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 같다면서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리슬이 1년에 지출하는 광고 예산은 백만 원도 되지 않으며, 아티스트 협찬도 먼저 요청이 오는 경우에만 진행합니다.(광고를 보셨다는 분들은 아마도 와디*, 텀블* 등의 채널에서 모든 판매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광고를 보신 경우일 겁니다...)
광고 예산도 안 쓰고, 협찬 제안도 안 하는데 유명 셀럽들의 러브콜을 받는다고 하니 '대단한 빽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배후 의심설(?)까지 제기되었습니다. 사실 리슬이 광고 마케팅에 많은 예산을 쓰지 않기로 결심한 데에는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얻게 된 값비싼 교훈도 있지만, 제품의 특수성이 가장 큰 몫을 합니다.
한복은 '고관여 제품'에 속합니다. 고관여는 식음료나 소모품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상시 구매할 수 있는 제품과 달리 명확한 필요성에 의해 까다롭게 따져서 선택하게 되는 제품을 말합니다. 고관여 상품에는 TV 가전, 웨딩용품, 명품 등이 포함되며, 한번 사면 오래 쓰기 때문에 재구매나 회전율이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또한 충동적으로 살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기에 아무리 충동구매를 부르는 잘 만든 광고라도 구매 전환액은 결국 본전 찾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리슬은 광고를 멈추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MZ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로 '리슬' 이 소개되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후로, 리슬의 매출은 매년 신기록을 경신해 지난해 25억을 달성했으며, 국내 10만 명의 고객 외에도 세계 53개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패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연말에는 대기업의 콜라보 제안, 연예인 협찬 요청과 인터뷰를 다 소화해내지 못해 정중히 거절해야 하는 해프닝까지 있었습니다.
얼마 전 '캐릿'이라는 트렌드 구독 서비스는 리슬을 마케팅 잘하는 브랜드로 소개하였습니다. 도인이나 국사선생님이 아닌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라는 황송한 타이틀까지 붙여서 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광고비를 대폭 줄이고 '이 것'에 집중한 이후로 오히려 마케팅 잘하는 브랜드로 주목받게 된 것입니다.
리슬이 생활한복이라는 고관여제품을 판매하면서 어떻게 1백만 원도 안 되는 마케팅 비용으로 10만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는지, 총 4편의 이야기로 나누어 풀어볼까 합니다.
황이슬이 스무 살에 첫 한복 브랜드를 창업했을 때, 먼저 한복의 길을 닦아오신 선배님들이 '별 거 아닌 조언이지만...'이라 운을 떼며 들려주신 이야기들이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리슬 브런치를 통해 들려드릴 이야기도 비록 거창하지 않을 수 있으나, '고관여 상품 홍보'라는 공통된 과제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대표님과 마케터에게 방향을 잡는 키가 되어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