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고객을 찾아라- MZ세대를 사로잡은 '덕력고사'
즐겁게 만든 콘텐츠는
소비자도 즐겁게 한다
리슬은 기획을 할 때 '힘에 부치지 않는' '재미있는 것을 하자'를 모토로 합니다. 그렇게 하면 성공까진 아니어도 실패하지 않는 기획을 할 수 있거든요. 기획단계에서 품이 많이 드는 아이디어는 가차 없이 반려하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진행하다 보면 보는 사람도 진행하는 사람도 부담 없는 결과물이 탄생하지요.
브랜드 설립 16주년을 맞이해 진행된 리슬데이 또한 기획 내내 재미있었고 참여해주신 고객님들도 재미있었던 행사였습니다. 시의를 고려하여 군더더기 없이 단출한 기획을 하였는데 오히려 고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리슬러(=리슬이 고객을 부르는 애칭) 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하고 잘 맞춘 사람에게는 상을 주며 둥기둥기 해주는 리슬데이는, '우리끼리 북 치고 장구 치는' 행사였음에도 캐릿을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송구한 관심을 주셨어요.
광고비를 줄이고
고객에게 혜택으로 지급하기
리슬의 16주년 행사는 '한복으로 가득한 나라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 리슬러'를 주제로 꾸며졌습니다. 전달하려는 의도만 분명하다면 데코에는 많은 힘을 쏟을 필요가 없었지요. 전주점과 홍대점 VMD에 들어간 데코레이션은 예산 50을 넘지 않았는데요, 현수막을 걸고 문구점에서 산 하드보드지로 직접 입간판을 만들었습니다. 어딘가 풋풋하고 엉성한 느낌도 '우리가 만드는 행사'라는 진정성으로 와닿을 수 있었지요.
광고나 인테리어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 대신 고객들에게 넓은 할인폭을 제공했습니다.
16주년 행사는 곧 리슬의 생일잔치이기에 초대된 사람들은 누구나 구매하지 않아도 선물을 받고 참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스스로 선물을 '획득' 했다는 성취감이 들도록 소소한 미션보드(빙고판)를 만들어 매장 방문 시 스탬프 한 개, 포토존에서 셀카를 찍으면 스탬프 또 한 개를 찍어주는 식으로 보상형 미니게임을 마련했어요.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행사를 홍보할 유기적인 마케팅 수단이 필요했기에, 포토존을 설치해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셀카를 올릴 수 있도록 유도했지요. 힘을 빼고 저예산으로 기획하였지만 결과는 어느 때보다 성공적이었습니다.
SNS에 올라온 인증사진을 보고 리슬을 모르던 분들도 '엥 이게 뭐람?' 궁금증에 리슬의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들었으며 오랫동안 휴면계정이었던 고객이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비회원이었던 고객들은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였습니다.
큼지막한 리본 머리띠를 차고 깡총거리는 황이슬을 보며 매장에 방문한 손님들은 재밌다며 웃기도, 즐거워서 웃기도, 당황해서 웃기도 하며 어쨌든 깔깔대며 웃으셨습니다.
고객을 웃게 하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브랜딩 아닐까요? 웃으면 즐거워지고, 행복해지고, 훗날 그 브랜드를 떠올릴 때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충성고객을 찾는 법.
MZ세대를 사로잡은 덕력고사
리슬이 매해 광고비를 100도 쓰지 않게 된 것은
'우리를 알게 하는 것' 보다 '우리를 아는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일 예산 10만 원으로 매일 트래픽 광고하는 것보다, 찐팬(=충성고객)을 찾아내 매일 10만 원을 주는 브랜드의 홍보효과가 더 크지 않을까요?
찐 팬을 찾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리슬은 '덕력고사' 시험을 보기로 했습니다. 돈 쓰지 않고도 모두를 행복하게 하자는 행사취지에 맞게 덕력고사 또한 구매액과 관계없이 순수히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높은 고객을 선별해 감사선물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시험 난이도는 "황이슬의 얼굴은?"처럼, 리슬을 한번이라도 검색해 본 사람이 풀 수 있는 쉬운 문제도 있었지만, "리슬은 스파오와 콜라보한 잠옷을 만든 바 있다. 이 잠옷에 들어간 전통문양은?"처럼, 리슬의 직원들조차도 어려워하는 극강의 문제도 있었죠.
이번 덕력고사를 통해 발견한 놀라운 사실이 뭐게요? 바로 만점자가 10명이나 나왔다는 사실이랍니다.
물론 대다수의 만점자는 리슬의 옷을 자주 입어 본 분들이셨지만, '리슬이라서' 그냥 좋아한다는 덕후도 3분이나 계셨답니다. 구매액을 척도로 형식적인 VIP 등급을 가렸더라면 결코 발굴할 수 없었을 귀한 분들이시죠.
리슬은 '잘한 일은 북 치고 장구를 치는' 브랜드인데요, 고마운 찐 팬을 우리끼리만 알고 끝내기엔 아쉬웠기에 온 세상 사람이 알 수 있게 SNS에 칭찬하고 선물을 주며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찐 팬님들이 전해주신 피드백은 스토어의 별점 리뷰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었을 깊이 있고 값진 이야기들이었답니다.
만약 광고 마케팅의 포커스를 '나를 알리는 것' 집중시키고 있다면 올해는 노선을 조금만 변경하여 '나를 아는 고객'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무수히 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까다롭게 따져가며 수고롭게 나를 선택해준 고객,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소통하는 것이 픽셀을 심고 태그를 추적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성과로 돌아올 테니까요.
내일 또 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하자
소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인적자원 운용은 언제나 중요한 과제로 다가옵니다.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라도 손댈 곳 많으면 다른 업무가 늘어지죠. 리슬은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 '또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둔답니다. 그래서 정한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1. 당일 기획 당일 실행하기
기획은 적장의 목을 베는 장수의 마음으로 단번에 추진해야 합니다. 기획이 길어지면 이 사람 저 사람의 충고가 따개비처럼 붙어 갈피를 잃기 때문이죠. 또한 당일 할 수 없는 일은 보통 열흘의 시간을 줘도 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2. 우리의 능력 안에서 해결하기
영상은 폰으로 찍고, 음원은 유튜브 음원 사용하고, 편집 툴은 미리 캔버스, 곰 TV 등 무료 편집 툴을 활용하여 후딱 끝내기.
3. 재미를 추구하되 목표를 잊지 말기
목표가 없는 프로모션은 체리피커에 대한 기부로 끝날 수 있습니다. 프로모션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이 프로모션이 있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지 고민해 봅니다.
방식이 조금 투박하면 어떤가요? 우리가 후루룩 뚝딱 만들어 낸 덕력고사는 1) 브랜드 홍보와 2) 고객 발굴, 그리고 3)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기회가 되었으며, 트렌드 리포트에 모범 마케팅 사례로 소개되었답니다.
명절에만 찾아와 큰 절 올리는 가족보다 평소에 오가며 인사하는 이웃에게 더 정이 간다고 하지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어쩌다 가끔 '근사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브랜드보다 꾸준히 진정성 있게 눈도장 찍는 브랜드 인지도 모릅니다.
'광고를 멈추자 고객이 움직였다' 시리즈는
고관여 브랜드 리슬이 어떻게 1백만 원도 안 되는 마케팅 비용으로 10만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는지
총 4편의 이야기로 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