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발 Oct 26. 2019

주택 낭만

집은 우리를 꿈꾸게 한다.

딱히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주택은 주택만이 가질 수 있는 운치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주택의 운치.      



1. 집에 도착했지만 집에 그냥 들어가기 싫을 때, 주택 계단에 앉아 밤하늘 감상을 한다.

:  공동 주택에 살 때는 복도에 있는 창문에서 밤하늘을 보다가 계단에서 매일 운동하는 15층 아줌마가 올까 조마조마하지 했었고, 늦은 밤 술에 취해 귀가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만날까 걱정했지만 주택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혼자만의 조용함이, 아늑함이 보장된 외부와 연결된 복도의 계단은 나만의 감성을 끌어내 준다.      


2. 비가 내리는 날, 복도나 계단에서 식물들이 비를 맞을 수 있다.

: 이곳 주택으로 이사 온 후에, 나는 비 오는 소리가 들리면 설렌다. 집에 키우는 식물들에게 비를 맞게 해 줄 수 있다는 들기 때문이다. 평소 식물들에게 수돗물을 주면 왠지 식물들이 맛이 없어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빗물을 샤워하는 것처럼 맞고 나면 잎도 더 푸르러 보이고, 지고 있던 식물도 더 살아나는 것 같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유일한 큰 창인 베란다가 새시로 막혀있어 식물들에게 직접적으로 물을 맞게 할 공간이 없었지만 이곳은 공간이 많다. 비가 올 때 맞고 있는 식물들을 보면 나도 시원해지는 느낌. 청량한 소리와 함께 복도에서 식물들이 춤을 추는 것 같다.  







3. 늘 대문을 열면, 여유롭게 주차된 자전거들이 있는 작은 마당이 나오고 남편이 특별한 날에 선물로 심어준 식물들과 눈인사를 한다.

: 그래 솔직히 가끔은 경비 아저씨가 잘 관리해 주셨던 아파트의 화려한 공용 화단이 그립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우리가 만든 마당의 작은 화단은 매일매일을 뿌듯하고 기쁘게 만든다.




4. 집안에서 문을 열면 바로 야외와 연결된다.

: 항상 문을 열면 실내의 복도가 나왔던 아파트의 구조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주택의 구조에서 살아보니 현관문을 열면 바로 바깥과 이어지는 이 구조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눈이 올 때는 문 앞에 눈이 쌓이고, 비가 올 때는 현관문만 열어도 알 수 있는 그런 구조..: 항상 문을 열면 실내의 복도가 나왔던 아파트의 구조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주택의 구조에서 살아보니 현관문을 열면 바로 바깥과 이어지는 이 구조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5.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땅과 붙어사는 저층 주택의 삶.

 : 매일매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집에 도착했을 때보다  내 두 다리로 계단을 올라서 집에 도착했을 때 더 가뿐함을 느낀다. 땅과 가까워진 기분을 매일 느끼면서 나는 주택에서 산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력적인 빈티지 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