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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발 Jun 24. 2020

부모님 집 리모델링해드리기.

 아파트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부모님이 13년 만에 이사를 했습니다. 은퇴를 한 아빠와 곧 퇴를 앞두고 있는 엄마는 이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것을 대비해 각자의 방을 가지고 여유롭게 지내시기로 합니다.


아빠가 좋아한 3층의  낮은 아파트. 나무가 울창한 35년 된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12년 전에 수리한 체리색 몰딩이 진하게 있는 집은 생각보다는 깨끗했습니다.

(공사 전의  집 모습)

부모님은 그냥 도배. 장판만 하고  이사 가고 싶다 했지만. 저는 집이 비었을 때 기회다 싶어서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결정이 났습니다.



모든 공사는 제 책임하에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셀프 리모델링 견적은 화장실 400(부엌, 현관 타일 포함, 사다리차 포함, 철거 포함)+ 도배장판 360+ 주방. 신발장 320+ 페인팅 30(셀프. 던에드워드 페인트 구매)+ 조명 값만 순수 130만 원+ 시공비 25만 원+ 시트지 80만 원 이 나와서 대략 35평 아파트 견적_1400 내외가 들었습니다.  




1. 아파트는 공용주택이니 공사 일주일 전에는 관리 사무소를 가서 허가와 공 예치금 들을 받아야 합니다.

아파트 주변 20세대는  동의 사인을 받아야 나중에 일이 적다는 말씀을 하셔서 2시간 동안 20세대 동의를 다 받았습니다. 딸이 최고는 생각을 셀프로 했습니다. ㅎㅎ





2. 공사 계획은 화장실-페인팅(몰딩과 걸레받이)-시트지(문)-도배. 장판 -신발장. 부엌-조명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새시는 이미 좋은 새시로 교체되어있어서 내부만 살짝  터치, 즉 엄마 아빠가 쓸 수 있는 깨끗한 집을 주제로 결정했습니다.

집의 대략의 계획을 스케치로 그려서 시공자 분과 조율하고 결정했습니다.


3. 공사 날짜를 다 잡고 화장실 공사 전에 단골 을지로 가게에 가서 타일을 고르고. 바닥 타일과 부엌 벽타일. 현관 타일을 고릅니다.



화방실의 바닥 타일은 엄마가 원하는 대로 진한 패턴 타일. 벽타일은 심플하게. 부엌 벽타일은 기름때가 잘 안 보이는 빈티지 타일. 현관 타일은 지저분함이 모이지 않게 어둡지만 센스가 가미된 헤링본 타일을 골랐어요.


화장실은 전체적으로 그레이톤으로 가서 욕살장은 원목색이 금 가미되어있는  욕실장으로 골랐습니다. 거울은 아빠 취향인 큰 네모 거울을 골랐어요.


부모님께 고르라고 예시를 주었습니다.






4. 화장실 공사 시작과 타일 붙이기: 이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의 단층 아파트. 그래서 공사 중 사다리차 값이 많이 나왔어요. 우선 욕실에 물이 새는 문제가 있어서 타일을 다  까서 사진과 같이  순수한 욕실로 만단 다음. 방수를 다시 하고 욕실을 만들어갔습니다.

기존의 타일을 다 뜯고 새로 방수작업을 한 화장실  


화장실 공사와 중복으로 부엌 타일과  현관 타일을 함께 붙였습니다. 부엌 기름때 청소를 썩 잘하지 않는 엄마에게 조금은 어둡지만, 빈티지스러운 부엌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부엌 타일 비포와 에프터
화장실 타일 비포와 에프터
완성된 화장실



현관 타일 비포와 에프터




5. 셀프 페인팅: 화장실 공사를 하면서 다른 방에서 저는 셀프로 페인트 칠을 했습니다. 칠이 필요한 몰딩. 걸레받이. 등을 칠했습니다.

걸레받이와 몰딩을 칠했습니다.

몰딩은 매번 느끼지만 칠할 때 목이 무 아픕니다.

너무 밝은 집의 분위기보다는 톤이 맞는 집으로 만들어 달라 해서 방문에 붙일 시트지와 비슷한 색인 중간 그레이 색으로 칠합니다.



6. 문 시트지: 문은 시간이 많다면 셀프 페인팅을 하고 싶었습니다만, 현재 그럴 여력이 되지 않아서 시트지 업체를 찾아 여러 군데 견적과 시트지 시공이 가능한지(시트지의 경우 시공이 가능한 경우와 시공이 가하지 않은 경우로 나뉩니다.문의 상태 무늬등으로 나뉩니다.)미리  알아본 후에 시공 날짜를 잡고 시트지를 미리 골랐습니다.

시트지는 샘플이 삼일 전에  먼저와서 색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색을 고른 시트지로 시공했습니다. 늘, 흰색으로만 문을 칠했는데 이번에는 때가 절타는 회색을 엄마가 골랐습니다.

시공 날짜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낸 후에 시공 날 아침부터 오셔서 문 5개를 예쁘게 시공해주셨습니다.

운이 좋게도 정말 마음에 드는 시공팀을 만났어요.

- 문을 다시 다는 과정에서 문의 경첩, 문고리도 을지로에서 구매해 와서 교체했습니다.


7. 도배: 저는 도배를 실크 벽지보다 종이 자체인 합지를 좋아합니다. (벽지에 대한 이야기는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eesobal/74

 ) 그래서 오래된 아파트의 특징답게 여러 면으로 중첩된 과거의 벽지를 뜯고, 실크 도배를 할 때처럼 면을 다지는 부직포를 걸고 합지를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벽 면도 매끄럽게 붙여지면서 종이로 도배를 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합지도 요즘은 너무 이쁜 디자인이 많습니다. 엄마는 노란색 거실 벽을 원했기에 이 벽만 노란색으로 도배했습니다.


8. 장판: 시공하시는 분의 날이 맞지 않아서 도배를 한 후에 저녁에 장판을 했습니다. 저는 헤링본 장판 같은 멋스러운 무늬를 바랐지만, 엄마는 무난한 오크 무늬의 장판을 원했습니다. 엄마 아빠의 뜻대로 했습니다. 장판을 최근에 고르면서 느낀 것이지만, 예전처럼 진_ 장판은 없었어요. 시공 사장님께 여쭈어 보니 요새는 밝은 색상을 많이 선호해서 밝은 색상의 디자인이 많고 진한 색상의  장판은 도태되고 있는 추세라는 귀띔을 해주었습니다.

장판은 부모님의 취향에 따라 오크색의 차분한 나무색을 골랐습니다.


9. 부엌

부엌은 장판 전에 많이 하는데, 저는 도배장판이 후에 깔끔하게 시공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도배와 장판 이후에 시공을 잡았습니다. 미리 골라 둔 하얀색의 상부장과 네이비 색의 하부장 그리고 엔틱 골드를 포인트 색으로 잡아서 조금은 어둡게 부엌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엄마는 청소를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그간 사시면서 추천으로 했던 하얀색 부엌들은 그리 깨끗하지 않게 관리되었습니다. 그것을 보아온 저는 조금 무게감 있는 색들로 부엌을 꾸몄습니다.  아일랜드 식탁은 가구 공방에서 조금 밝은 그레이와 월넛 색으로 주문을 해놓고 기다렸습니다. 이사한 지 하루 뒤에 주문한 아일랜드 장이 왔고 처음에 어둡게 느껴지던 네이비색 부엌은 아일랜드 장이 들어오자 괜찮은 톤으로 매치되었습니다.

10. 신발장

예전 부모님 집의 현관은 밝은 색 타일이었는데 때가 참 많이 타더군요. 그래서 꼭 이번 집은 어두운 타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어두운 대리석 무늬의 타일로 바닥을 깔고, 그 위에는 베이지 빛 그레이 색으로 신발장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검정 손잡이를 달아 아래의 타일과 색을 매치해 주었습니다. 신발장을 시공할 때, 위아래  다 막히게 시공하는 것보다는 아래가 뚫려있게 시공하는 것이 정리도 편하고 여러모로  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깜박깜박하는 아빠를 위에 신발장 중간에는 밖에 다녀와서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11. 조명


조명은 부엌과 신발장을 시공하는 날에 동시에 시공하게 되었습니다. 조명하는 사장님과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저는 시공 일주일 전부터 조명을 인터넷으로 구매했습니다. 콘센트 커버와 손잡이 커버는 회색으로 정 하고 을지로에 가서 가격이 좀 있지만, 국내산(예전에 중국산을 사서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요) 커버를 직접 사 왔습니다.


4-5시간 정도 걸려서 모든 등과 콘센트 커버, 손잡이 커버를 교체했습니다.

* 엄마는 너무 밝은 등을 싫어하고, 식탁등이 내려오는 스타일을 싫어해서 최대한 엄마의 취향과 저의 취향을 맞추어서 조명을 골랐습니다.

새로 바뀐 조명들



12. 입주청소   

모든 시공이 끝나고 친구에게 추천받은 입주청소 업체에 전화해서  입주 청소를 했습니다. 베란다의 타일이나 새시는 갈지 않았기에  묵은 때가 많았어요. 생각보다 정말 너무 잘해주셔서 전화번호를 꼭 저장해 두었습니다.





13. 완성된 집

집을 완성하면서 그린 부엌
집을 완성하면서 그린 거실과 현관
노란 벽지가 있는 거실 , 아빠는 새 집을 좋아합니다.
복도와 식탁에서 바라본 거실


엄마의 식탁
아빠가 그린 그림이 걸려 있는 식탁 풍경

아파트는 정해진 뼈대에서 하는 것이기에 수리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인 생각은 제가 했지만 엄마 아빠의 취향을 담은 집이 완성되었어요. 저의 취향으로 집을 고쳤다면 조금 더 밝은 느낌으로 시공을 했겠지만, ㅎㅎ 조금은 무게감 있는 색감을 좋아하셨던 부모님의 취향으로 집이 예쁘게 완성되었습니다. 왠지 효녀가 된 기분이어서 공사 내내 이제까지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마음이 들어 마음이 좋았습니다.

입주를 무사히 하고, 현재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 많은 집에 대한 이야기, 수채 일러스트로 담은 이야기는


책_ 내가 꿈꾸는 그런 집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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