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남의 그림을 본다. 보기만 한다.

개 같은 육아.

by 이소발

요즘은 남의 그림을 보기만 한다. 스쳐 지나가면서 보다가도...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 후 하고 한숨을 내쉰다.


언젠가 나도 다시 그릴 거야.




나는 아이 둘 엄마.

아이가 둘이라는 것은 그냥 둘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그 아이들을 정말 보듬어주고 감정을 케어해 주고 밥을 먹이고.. 등등 한 인간으로 살아가게끔 약 18년의 시간은 집중해서 키워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아이를 낳고 알게 된 어리섞은 나다.




아이가 하나였을 때는 그래도 그림을 좀 그리고, 책도 냈다. 그리고 둘이 되고도 '뭐 그래 어영부영할 수 있겠지'라는 맘으로 덤비다가.. 아이들이 나를 더 원하는 순간에 있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요즘은 육아에 푹 빠져 산다.


육아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도 결국 아이는 주 양육자의 사랑(엄마)을 늘 갈구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핸드폰 및 다른 매체에 빠지지 않고) 아이들 곁에서 눈을 맞추고 티카타카를 하면서 지켜봐 주면, 아이들은 내 곁에서 안정을 찾고 할 일을 한다.


사실 나도 아이들은 알아서 크겠지..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그래서 작년에는 혼자 여행도 다녔다)

내 아이들이 예민한 건지.. 이것저것 지나가는 바람에도 흔들리거나 보여주는 반응들이 내게 고민거리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에게 더 집중해야겠다고 혼자 다짐했다.

아이들은 그냥 크지 않는다.라는 걸

그냥 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아이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면서 키우고 싶다. 그런데 그 행복은, 내가 아이들의 일상에서 그들을 믿고 바라봐주는 엄마로 있으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 일(생업이 아닌 원하는 일: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시간을 더 많이 썼다.


아이들이 바라는 안정, 애착은 나의 이런 변화로 많이 좋아졌고_ 그게 눈에 보이니 반성과 후회.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만 매일 반복한다.


낳았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잘_키우고 싶다.




그런 욕심이 있다면

곁에서 책임감 있게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눈을 마주치고 이 행복한 일상을 함께.


내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육아를 받아들이고 나니 아이들의 웃음이 더 많이 보인다.




육아의 과정은 어렵지만 (이것을 나는 개 같다고 표현해 제목을 지었지만) 그 과정에서는 작은 감동이 숨어있다.


이제야 진짜 조금씩 조금씩 안다.









언젠가 시간이 생기면 다시 그림을 그릴 것이다.

그때까지는 작은 스케치북에 계속 끄적거려야겠다.



끄적거린 그림.2024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너무나 감사한 일상의 소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