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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 Sep 28. 2018

나바나노사토, 화려한 꽃들의 향연

나가시마

미에 현에 있는 나바나노사토는 나고야와 가깝다. 나고야를 여행하면서 근교의 나바나노사토에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 나바나노사토는 나가시마 나가라가와 강변에 있는 꿈같은 마을이다. 나바나노사토에는 꽃과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수만 그루의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고, 10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어둠이 내리면 수십만 개의 전구가 빛을 밝히는 일루미네이션이 장관을 이룬다.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일루미네이션 중 하나다. 일루미네이션 쇼는 매년 다른 테마로 펼쳐지며 일본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2017~2018 시즌에는 구마모토를 상징하는 귀여운 캐릭터 구마몬이 장식했다. 아깝게도 5월 중순에 방문한 터라 화려한 불빛 축제를 볼 수는 없었다. 대신 수만 송이의 환상적인 꽃이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정원에는 지상 45m까지 올라가는 후지산 모양의 아일랜드 후지가 우주선처럼 떠오른다. 아일랜드 후지를 타고 아름다운 정원을 전망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는데, 꽃이 가득한 베고니아 가든은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 시기를 놓쳐 일루미네이션을 보지 못했으니 선택의 여지없이 베고니아 가든에 들어갔다. 베고니아 가든의 문이 열리는 순간 아름다운 꽃의 향연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보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천장에서 쏟아질 듯 주렁주렁 매달린  꽃들과 넓은 공간을 가득 메운 이름도 알 수 없는 아름다운 꽃들은 제철을 만난 것처럼 만개했다. 꽃으로 물든 넓은 공간은 환상적이다.

자세히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싱그럽고 화사하다. 세상의 모든 색채가 이곳에 다 모인 듯하다. 신기한 것은 이 수많은 꽃들이 시든 것 하나도 없이 싱싱하게 피어있다. 일본 사람들의 정원을 가꾸는 솜씨는 언제나 감탄할 만하다. 아름다운 꽃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니 어디에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엽서가 된다.

 

야외 장미정원에서는 장미의 향기가 온몸을 휘감아 모든 감각이 화사하게 열리는 듯하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 전시관을 거쳐 베고니아 꽃이 가득한 전시관에 들어섰다. 지나온 꽃길도 아름다웠지만 이곳은 꽃길의 절정이다. 문득 ‘꽃으로 세상을 꾸민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스친다.


향기와 장대한 불빛을 품은 나바나노사토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테마파크 안에는 온천도 있다. 나가시마 지역 맥주도 마실 수 있다. 일본음식은 물론 중국, 이탈리아 음식까지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도 있다.


일본 최대의 꽃시장도 바로 가까이에 있다. 하루를 이곳에서 보낸다 해도 손색이 없다. 황홀한 빛과 색이 뿌려진 아름다운 세상, 나바나노사토에서는 저절로 사랑이 이루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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