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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숨 Jan 13. 2019

인생이라는 스포츠를 뛰고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①

라코스테 <The big leap> 광고에서 얻은 실패할 용기에 대하여

꽤 괜찮은 싸움의 기술. 포기. “질 것 같으면 포기하라 - 손자병법”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적은 손자병법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기술 중 하나가 포기의 기술입니다. 적의 기량을 점쳐봤을 때, 싸워봤자 승산이 없을 것 같을 땐 욕심부리지 말고 과감하게 포기하라는 비법인데요. 최선을 다해 싸우라는 스포츠 정신을 미덕으로 배워온 터라 이 책을 봤을 때 참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확실히 포기는 좋은 전략입니다. 특히 스포츠에서도 아주 요긴하게 쓰입니다. 상대방이 너무 강력해서, 상대에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있어서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질 것 같은 경기. 질 것이 확실한 경기엔 참여하려고도 하지 않죠. 기권을 선택하곤 합니다.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요즘에는 이 기권패가 비단 스포츠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수험생인 시절에는 수포자라는 것이 존재했습니다. 대학입시를 판가름 짓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것인데요. 어차피 열심히 수학을 해봤자 승산이 없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하고 수학 성적이 상관없는 학교 전형에 맞춰서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수포자라고 불렀습니다.


JTBC <팩트체크>에서 소개한 '수포자'의 뜻


 과거엔 수능 같은 승패를 판가름 짓는 시험에서나 자주 보였던 이 포기자가 이제는 ‘인생’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흔히들 요즘의 젊은 세대를 삼포세대라고들 하는데 연애, 결혼, 육아를 일컷던 이 삼포세대가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다는 오포 세대로 바뀌더니 여기에 더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해버린다는 칠포 세대로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삶의 기본 욕구인 '희망'과 '꿈'까지 포기하는 7포 세대 (출처: SBS, YTN 영상뉴스 캡쳐)


 인생이라는 스포츠에서 싸워야 할 대상이 너무 강력하다 보니, 우리는 이 기권패를 쓰게 되는 것이죠. 연애와 결혼 정도만 포기해도 됐던 청춘들이 이제는 삶의 이유인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겁니다. 꿈과 희망을 쟁취하기 위해 도전해봤자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애초에 노력할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는 것이 두려운 우리는 애초에 경기를 시작하지 않는 결정을 내립니다. 경기를 시작하지 않으면, 지게 될 일은 없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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