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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교육: 한인 이민사회의 사교육은...

한국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학원들

by 이순

개인적으로 관찰한 것을 기록합니다.

제가 거주하는 인근 도시를 기준으로 살펴본 것입니다.




미국 학생들의 전체적인 사교육 문화를 들여다보기 전에 우선 한인이민자 자녀들이 공부를 위한 과외활동으로 어떤 학원이나 사교육을 이용하는지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한인이민자들의 인구가 많고 적음에 따라 각 도시마다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영업을 하는 이민자 수가 많은 곳과 고소득층 직장인들이 많은 곳은 전혀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코리아 타운'이라고 하는 한인밀집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몇 개의 도시에만 있고 그런 곳은 사실 한국과 차이를 못 느끼는 정도라 하는데 가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릅니다.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그런 지역과는 거리가 멀 수 있지만 그래도 인근 도시 (운전으로 1-2시간 반경)에 한인 인구가 최소 5만 명 정도로 이민자들이 주로 자영업을 하고 소수(이민 1세대의 자녀)의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지역입니다.


한마디로 한인이민자들이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학원, 부동산중개, 보험 등)이 가능한 지역입니다. 지역인구가 약 5만 명 이하라면 아래 소개하는 정도의 학원 숫자나 규모도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일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은 워낙 넓게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오픈해도 운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고학력 이민자들이 능력은 있어도 학원을 쉽게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은 미국이라 육체노동도 할만해서가 아니라 환경적으로 학원운영이 어려워서 지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미국 내 많은 한인거주자들이 속한 사회분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 한인이민자들이 운영하는 학원의 여러 형태>


1. 입시 전문학원

-규모: 대형 학원에 속한다. 수학이나 영어에 풀타임 강사를 몇 명 채용한 규모

-대상: 한국계 학생뿐만 아니라 중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학생 모두를 타깃으로 한다. 실제로 광고에 중국인 학생들 이름을 이용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입원: 여름방학에 특강으로 학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함

오전반, 오후반, 종일반, 주말반 등 긴 시간이므로 학원비가 엄청난 액수

-시간: 방학 때는 오전, 오후, 저녁, 주말등 가능한 시간 모두를 제공.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평소에는 토요일 수업위주. 주중에는 주에 1-2회

-강의내용: SAT, AP과목, 수학, 영어


2. 학습지 전문학원: 한국의 유명(대기업) 학습지 영어판

-수학 학습지를 한글이 아닌 영어로 번역해서 보급한 것

- 주 1-2회 방문해서 문제를 풀고 다음 방문 때까지 집에서 숙제로 할 문제집을 받아감

-대상: 초등학생

-특징: 학습지 전문학원이지만 이미 학원에 등록된 학생에게 다른 '상품'을 팔아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므로 '영어개인교습'을 추가하는 것으로 수익확대( 학습지 값보다 최소 3배는 비싸다)


3. 학습지 + 입시학원

학습지만 전문으로 하는 학원은 초등학생이 주 고객이므로 상급학년이 되어 떠나면 새로운 학생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학원도 다니던 학생이 계속 다닐 확률이 높으므로 한번 등록한 학생들을 놓치지 않고 계속 유지해야 같은 공간에 훨씬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형태다.


4. 공부방

작은 공간을 빌려서 오피스에서 과외학생을 받는 형태

미국 실정에 수입이 보장되기 가장 어려운 형태의 사업모델.

특별한 점이 없이 오피스 대여비를 감당할 만큼 학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쉽게 망함.


5. 방과 후 숙제 봐주기

이민자 가정 중에서 부부가 장사 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경우 자녀를 돌보기 힘들다거나 자신들의 능력으로 아이의 학교 생활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집 주변에 살고 있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몇 시간 데리고 있어 주거나 숙제를 도와주고 상황에 따라 부모를 대신해 학교도 방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학교에 대해서 알고 영어를 읽고 쓰는 것에 자유로운 사람들에게 시간당으로 페이를 하고 아이를 맡기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단점이 있지만 필요한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도 자녀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많은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애용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꼭 학원업의 장단점을 소개한 글 같이 보이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몇 가지의 학원의 형태가 있고 그나마도 같은 학원이 3-4개를 넘지 않을 정도로 학원이 꼭 너무 많은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한인 학생대상 학원이 왜 저렇게 많을까 하는 문화적 차이를 경험합니다.

이 인근에 미국 프랜차이즈학원이 하나 있습니다. 학원 근처에는 중고등 학교가 하나 있고 조금 반경을 넓게 보면 크고 작은 중고등학교만 4개의 학군, 초등학교도 10개가 넘는 학교가 있음에도 미국학원은 중간규모 딱 하나뿐인데 그 마저도 학생들이 누가 저기 다니지? 하고 궁금해하는 것을 보면 미국에서는 학원 사교육은 아주 다른 문화임에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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