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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학교 성적표

간단해 보여도 쉬운 것만은 아닌 성적관리

by 이순

학교, 학군, 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관찰을 기록합니다.




중학교가 '주니어 하이스쿨 시스템 (7-9학년)인 학교도 9학년부터는 고등학교 성적계산 방식인 GPA(Grade Point Average)로 계산하고 학년별 석차(학급 석차는 없음)를 표시한다. 이것은 대학입시 때 9-12학년(4년) 동안의 성적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입시과정으로 보면 주니어 하이스쿨 시스템이 단점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우선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

A: 90-100%

B: 80-89%

C: 70-79%

D: 60-69%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5주)으로 'C'까지 취득할 기회가 있지만 안 해도 됨)

E: 40-59%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5주)으로 'D'까지 올릴 수 있음)

F: 0-39% (낙제: 유급대상, 보충수업 기회 없음)



학년말(한 학년 전체) 성적계산 비율은 아래와 같다.

한 학년은 4개의 Term이 있는데 한 텀이 약 9주 정도다.


Term 1: 20%

Term 2: 20%

중간고사: 10%

Term 3: 20%

Term 4: 20%

기말고사: 10%

위 전체를 합해서 한 학년의 성적을 계산한 것이 성적증명서 기록에 남는 성적과 석차다.


교과 선생님들에 따라 일정 부분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예) 수업태도: 10%, 출석:10%, 프로젝트/과제: 40%, 중간고사: 20%, 기말고사: 20%

이처럼 비중을 몇 퍼센트로 하는가에 약간의 재량이 있으며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한 텀에 몇 번의 퀴즈, 숙제, 프로젝트를 평가할 것인가에 따라 선생님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고등학교 (9-12학년) 성적표:

-매일 인터넷으로 학생(학부모 로그인 가능) 성적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숙제점수, 퀴즈 점수 등등)

-예전에는 매 텀이 끝나면 우편으로 성적표를 발송했지만 더 이상 하지 않는다.

-9학년부터는 학년석차가 성적표에 나타난다. 당연히 본인만 안다.

-GPA가 계산된다. (주니어 하이스쿨 시스템이라면 AP과목을 10학년부터 수강하게 되므로 불리하다고 볼 수도 있음)




GPA 산출법 (Weighted Grade Procedures)


Grade College prep Honors (x 1.15) AP (x 1.25)

보통반 우수반 Advanced Placement


A 4.0 4.6 5.0

B 3.0 3.45 3.75

C 2.0 2.3 2.5

D 1.0 1.0 1.0

E 0 0 0


*AP 수강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목에 따라 (예를 들면 생물, 물리, 화학등) 아너스(우수반)의 기본과정을 반드시 이수했을 때 신청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AP과목을 수강한 것 만으로는 대학입시에 도움이 안 된다. 학기말에 칼리지보드에서 실시하는 시험(College Board Advanced Placement Exam)을 치르고 점수를 받아야 한다. 이때 최고 점수는 5점이다. 3점 이하를 받는다면 고등학교에서 AP수업을 들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할 수 있다. 어쩌다 3점도 인정해 주는 대학도 있지만 대학에서 크레디트를 받으려면 최소 4점을 받아야 하고 좋은 대학일수록 5점을 받아야 인정해 준다.




미국학생들은 GPA 계산에서 보통반에서 'A'를 받을 것인가 우수반에서 'B'를 받아도 좋은가, 또는 아너스에서 'A'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AP클래스에서 'B'만 받아도 좋은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어려운 과정을 듣는 것이 유리하다 하고 또 다른 정보는 그렇지 않다고 하기 때문이다. 사실 누가 옳다고 장담할 수 없다. 대학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추론을 해 보자면 미국학생들은

상위 1%는 9학년때 이미 포지셔닝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 상태를 고등학교 4년 동안 모든 순간을 최선을 다하여 관리한다. 하지만 같은 교실에 앉아 있어도 누가 정확히 1% 인지는 본인만 알 수 있다. 때문에 그야말로 숙제, 쪽지시험 하나까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성적만 논한 것이고 그 외 활동(봉사활동, 스포츠, 클럽활동 등등) 또한 그에 걸맞게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그렇게 준비하여 최고 명문대학에 진학하게 될 확률을 높인다.


상위 10%에 위치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상위 1%와의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 고등학교 시스템이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대학원서를 작성할 때쯤 상위 1%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이들을 불행하다거나 안타깝게 볼 이유는 전혀 없다. 최고 명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대학 진학의 꿈은 이루지 못할지라도 어쩌면 더 즐거운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대학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 뿐만 아니라 1% 안에 드는 성적을 만들겠다고 4년 동안 공부에만 올인했을 경우 어차피 성적 만으로는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기에 오히려 다양한 능력을 갖춘 것이 높이 평가되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좋은 대학에 입학도 가능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그룹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학부모들도 이 정도면 그들의 자랑이다.


미국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2024년 기준 60%라고 하니 일단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 비교가 불가할 것 같다. 이렇게 미국 공립고등학교에서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가 성적 하나만을 놓고 보면 0.1%의 학생들에게는 아주 중요하지만 상위 10%의 학생들에게는 훨씬 부담이 덜하고 또 절반 정도의 학생들에게는 다른 활동 정도의 비중만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모든 학생들에게 무조건 상위 1% 학생들이 하듯이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고 몰아가는 행위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에 진학 하는 것이 고등학교 졸업장만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직업의 기회도 다양하다고 홍보한다. 그리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을 특별 대우 한다면 그것은 차별에 해당한다. 학교는 모든 학생을 위한 곳이지 상위 1% 학생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이 도움을 요청할 곳은 학교이며 학교는 그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존재 가치를 인정 받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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